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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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 수가 190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 건국 이후 75년 만에 최악의 유혈사태란 평가다. 이스라엘군이 전면 봉쇄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도 민간인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어 인도주의적 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끔찍한 전쟁민간인 사망자 늘어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은 하마스의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이스라엘 건국 이후 75년 만에 최대 사망자 규모다. 무차별적인 공격으로 희생된 민간인이 많았다. 숨진 군 장병은 123명이다. 부상자는 2800여 명으로 집계됐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 장병 50명을 포함해 최소 150명의 인질을 가자지구에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이스라엘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인질 중엔 외국인도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까지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가 약 9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여기엔 아동 260명, 여성 230명도 포함됐다. 부상자는 약 4500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분쟁 발발 나흘 만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의 사망자가 모두 1만9000명 수준으로 늘었다. 양측 부상자 합계도 약 7300명에 달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앞선 브리핑에서 가자지구 접경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고 남부 지역의 통제권을 대체로 회복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리처드 헥트 중령은 "이 과정에서 하마스 무장대원 시신 약 1500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공식 집계 외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대한 보복 공세를 강화하면서 영안실이 부족해지고 있다. 가자지구의 칸 유니스 병원은 "사망자를 위한 공간이 더 이상 없다"며 유가족들에게 시신을 수습할 것을 요청했다.
'피로 물든' 이·팔 전쟁…민간인 포함 사망자 1900명 넘었다

◆바이든 "순전한 악행" 맹비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 모두 강경한 기조를 이어가면서 인도주의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중재 노력에 나서고 있지만, 양측의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진 불투명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순전한 악행(act of sheer evil)"라고 비판했다. 그는 "1000명이 넘는 민간인들이 학살됐고 최소 14명의 미국 시민이 살해됐다"고 밝혔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가자지구 주민 230만 명 가운데 이번 전쟁 발발 이후 집을 떠난 피란민이 18만75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유엔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봉쇄를 놓고 국제법 위반의 소지를 언급했다.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분쟁 당사자가 공격할 때에도 민간인과 민간 재산·시설·물품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여야 한다"며 "민간인의 생존에 필수적인 물품 공급을 막아 그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포위 공격은 국제인도법에 따라 금지되는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중재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외무장관을 이날 오후 예정된 EU 외교장관회의에 초청했다고 밝혔다. 튀르키예와 이집트 등 국가도 적극적인 중재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