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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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유치원'으로 불리는 유아 대상 영어 학원의 교습비가 해마다 늘어 월평균 124만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 사교육 열풍을 타고 유아 대상 영어 학원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11일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유아 대상 영어 학원의 월평균 교습비는 지난 6월 기준 123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107만원, 2022년 115만4000원에서 유아 대상 영어 학원 월평균 교습비는 매해 증가하고 있다. 하루 4시간 이상 주 5회 수업을 제공하는 학원을 기준으로 한 수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세종이 170만3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충남(145만9000원), 서울(144만1000원), 인천(142만6000원) 등이 뒤를 이었다.

교습비에는 재료비와 급식비, 차량비 등이 포함되지 않아 실제 학부모의 부담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한 달에 200만원 가까이 부담해야 하는 강남 유아 대상 영어 학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 학원은 입학비만 별도로 40~50만원 내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른바 '빅5', '빅10'으로 꼽히는 유명 초등 영어학원에 아이를 보내기 위한 '레벨테스트' 경쟁도 강남권에서는 치열하다. 초등생용 유명 영어학원의 예비 초1 레벨테스트 난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7세 고시'란 말까지 나올 정도다.

올해 6월 기준 유아 대상 영어 학원 수는 840곳으로 2018년(562곳)의 약 1.5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서울(289곳)과 경기(221곳)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부산(73곳), 대구(41곳), 인천(33곳) 등 순이었다. 유아 대상 영어 학원 원생 수는 올해 3월 말 기준 4만1486명에 달하고 있다.

사교육비 부담은 저출산의 대표적 원인 중 하나로도 꼽혀 문제로 거론된다. 박진백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이 2009∼2020년 국내 16개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전년도 1인당 사교육비가 1% 증가하면 합계출산율이 약 0.0019명 감소했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유아 사교육 시장이 지나치게 팽창하면서 유아 시절부터 부모의 배경에 의한 교육 불평등이 유발되고 있다"며 "영유아에 대한 과잉교육을 방지하고 아이들이 발달 과정에 맞게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