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를 재해석한 프리즈 서울 2023 신세계 라운지. /신세계백화점 제공
‘한국의 미’를 재해석한 프리즈 서울 2023 신세계 라운지. /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이 차별화된 ‘아트 비즈니스’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달 백화점업계 최초로 ‘프리즈 서울 2023’ 공식 파트너로 참여한 데 이어 자체 아트페어도 확대하고 있다. 아트 마케팅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해 구매력이 큰 소비자들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박주형 대표
박주형 대표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6~9일 열린 프리즈 서울에 백화점업계에선 최초로 공식 파트너사로 참여했다. 프리즈는 아트바젤, 피악(FIAC)과 함께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로 꼽힌다. 신세계백화점은 프리즈 서울이 열린 기간 ‘한국의 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을 담은 ‘신세계라운지’를 구축했다. 나무·돌·가죽 등 자연에 대한 감동과 어울림을 중시하는 한국의 미를 담고자 단아하고 차분한 톤의 디자인을 라운지에 입혔다.

라운지 곳곳에는 1세대 한국 현대 미술 화가 정창섭과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정진 등이 그린 작품들을 선보였다. 한국을 방문한 에밀리 글레이즈브룩 커머셜디렉터는 신세계라운지에 대해 “프리즈를 방문한 고객들에게 한국적인 모더니즘을 선사하는 특별한 콘텐츠”라고 평가했다.

프리즈 서울 기간 지하 1층에 갤러리를 열었던 분더샵 청담은 이를 계기로 ‘컬처 플래그십’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다음달 8일까지는 태국 출신 관계미학 작가 리크리트 티라바니자의 개인전 ‘?’를 연다. 뉴욕, 베를린, 치앙마이 등을 오가며 작업하는 티라바니자는 현대 미술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유목민적 존재성과 사물의 가치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 주제다. 우리가 입는 옷이 상호작용과 소통의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무제’ 등이 대표 전시 작품이다.

신세계백화점이 아트 비즈니스에 나선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1969년 국내 백화점 최초로 갤러리를 열었다. 아트와 리테일(소매유통)을 결합한 복합 문화 공간을 통해 소비자들이 쇼핑하면서 동시대의 예술을 경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차원이다. 1990년대 이후 광주·대구·대전 등 지역 점포에도 연이어 갤러리를 열었다. 현재 전국의 신세계갤러리는 연간 50회 이상 전시를 열어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작가들을 지속해서 지원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본점에서만 하던 아트페어를 강남점까지 확대했다. 데미미언 허스트, 알렉스 카츠, 쿠사마 야요이, 백남준, 김창열 등 국내외 유명 작가 작품들이 나왔다.

지역 신진 작가들의 성장 플랫폼이 되겠다는 포부도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광주신세계미술제’ ‘대구영아티스트’ ‘부산 영아티스트페스티벌’ 등을 열고 있다. 지역 신진 작가들에게 전시 기회를 마련하는 동시에 소비자들에겐 일상에서 미술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앞으로도 아트와 리테일이 결합한 차별화된 라이프 스타일을 고객에게 끊임없이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