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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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처음으로 기록한 분기 기준 '조(兆) 단위' 영업이익이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의 영업적자가 줄었고,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사업의 영업이익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메모리반도체 업황의 바닥이 확인되면서 올 4분기와 내년에는 가파른 실적 개선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영업적자 3조 후반~4조 초반으로 축소

삼성전자는 11일 "올해 3분기 실적이 매출 67조원, 영업이익 2조4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7%, 77.9% 줄었지만 전 분기 대비해선 11.7%, 258.2%씩 급증했다. 시장의 기대치인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2조421억원을 17.5% 웃돌아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로 평가된다.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사업이 선전했고 반도체에서 적자를 줄인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3분기 3조9000억원 안팎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 1분기(4조5800억원)와 2분기(4조3600억원) 4조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실적이 바닥을 찍었다'는 진단이 나온다. 적극적인 감산에 따라 원가가 높아졌지만, 재고가 감소했고 일부 고객사와의 가격 협상 여건이 개선된 것이 적자폭 축소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고객사 납품 증가에 디스플레이 이익 급증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3조5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 분기(3조400억원) 대비 15% 안팎의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 Z플립5·폴드5 등과 갤럭시S·A 시리즈의 선전 영향이다.

삼성전자의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는 1조8000억~1조9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 분기(7900억원) 대비 영업이익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애플, 삼성전자 MX사업부에 납품하는 중소형 디스플레이 물량이 가파르게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주력사업인 반도체에서 '바닥'이 확인되면서 올해 4분기 이후 삼성전자 실적은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스마트폰업체 등 주요 고객사에게 10~20% 인상된 가격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를 납품했다. 최근에는 반도체 시장 선행지표로 통하는 D램 현물 가격이 반등하고 고정거래가격의 하락세도 멈추는 등 '반등 신호'가 뚜렷한 상황이다.

4분기 영업이익 본격 반등..."반도체 바닥 찍고 반등"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조3968억원, 내년 1분기는 4조6648억원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 발표가 실적 바닥을 인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에는 D램과 낸드 가격이 2021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동시에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사업부별 실적을 포함한 3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오전 11시15분 현재 4%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