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경 前중수부장·부산저축銀 관계자 녹취록' 보도 허위 판단
尹대통령 명예훼손 혐의 적용…'김만배 인터뷰' 등과 연관성도 수사할듯
검찰 '대선 허위보도 의혹' 김병욱 의원 보좌관·기자 압수수색(종합)
지난 대선 국면에서 이뤄진 대장동 사건 관련 허위 보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11일 추가 허위 보도 정황을 포착하고 강제 수사에 나섰다.

대선 사흘 전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된 '김만배·신학림 인터뷰', 이보다 2주 앞서 JTBC에서 보도된 이른바 '윤석열 커피' 기사에 이어 또 다른 보도의 경위 추적에 나선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반부패수사1부장)은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의 보좌관 최모씨의 국회 사무실과 주거지 등 4곳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언론사 리포액트 사무실과 이를 운영하는 허모 기자의 주거지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최씨와 허씨가 공모해 대선을 앞둔 지난해 3월1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수2과장 시절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할 당시 '대장동 브로커' 조우형 씨를 의도적으로 봐줬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취지의 허위 보도를 한 것으로 의심한다.

당시 허씨는 최재경 전 대검 중수부장과 조씨의 사촌형인 이모씨와의 대화가 담긴 녹취록을 확보했다며 그 내용을 보도했다.

허씨는 기사에 "이씨가 '김양 부회장이 구속되기 전 조우형이 김 회장의 심부름꾼이었거든요.

솔직히'라고 말하자 최 전 중수부장이 '윤석열이 그런 말 했다'고 맞장구쳤다.

이어 이씨가 놀란 듯 '윤석열이 그런 말 했냐? 조우형이 박영수 변호사를 쓴 건 신의 한수였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적었다.

최 전 중수부장이 직접 당시 주임검사였던 윤 대통령을 지휘하는 관계였던 만큼 윤 대통령으로부터 보고받은 수사 내용을 한참 뒤에 부산저축은행 관계자에게 전달해준 것으로 보인다는 게 허씨가 제기한 의혹이었다.

기사에는 해당 대화가 이뤄진 시점이나 장소에 대한 정보는 포함돼 있지 않다.

허씨는 관련 수사가 본격화된 직후인 9월7일 페이스북에서 이 기사를 다시 소개하며 "김만배·신학림 인터뷰가 거짓이면 최재경이 한 이 말은 뭐냐. 이 녹취록은 제가 직접 입수해서 갖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은 보도된 최 전 중수부장과 이씨의 대화가 사실과 다르다고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중수부장은 보도 내용에 대한 연합뉴스 질의에 "보도를 지금 봤다"며 "이씨를 전혀 모른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씨와 허씨가 해당 내용이 허위임을 알고서도 유력 대선 후보였던 윤 대통령을 비방할 목적으로 대선을 불과 8일 앞두고 이 같은 보도에 나선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윤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로 두 사람을 입건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최씨와 허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며칠 사이 신학림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 당시 JTBC 소속이던 봉지욱 뉴스타파 기자 등이 유사한 의혹을 보도했다는 점에서 이들과의 공모 여부 등 연관성도 살펴볼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이 일련의 허위 보도에 대한 '배후 세력' 등도 짚어보겠다는 입장인 만큼, 수사가 정치권으로 뻗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허위 인터뷰 의혹 수사가 본격화된 이후 현직 보좌관이 입건된 것은 최씨가 처음이다.

최씨는 김 의원이 대선 때 '윤석열 은폐수사 및 50억클럽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할 당시 실무팀장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 그룹인 '7인회' 멤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