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센트럴아이파크' 전경. 한경DB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센트럴아이파크' 전경. 한경DB
서울에서도 끝자락으로 평가받는 서울 강동구 고덕·상일동 지역 아파트 단지들의 매매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최근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 폭이 가파른데, 일부에선 하락 거래도 동시에 나오며 집주인과 매수자 모두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같은 동네에서도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의 가격이 5억원 이상 차이 나면서 저렴한 단지에 매수 희망자가 몰리는 현상도 나오고 있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 84㎡는 최근 17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부동산 급등 당시 20억원까지 가격이 상승했던 단지로, 지난 3월엔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라 12억8000만원까지 가격이 하락하기도 했다.

바로 옆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역시 등락 폭이 가파르다. 단지는 지난 1월 전용 84㎡가 10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가격이 하향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가격 상승 거래가 계속되며 지난달 같은 크기가 15억원에 거래됐다. 2021년 9월 전고점(16억5000만원)을 거의 회복한 모습이다.

고덕동의 상승세는 인근 상일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2020년 입주를 시작한 상일동 ‘고덕아르테온’ 전용 84㎡는 지난달 16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2021년 2월 18억원에 거래됐던 단지였지만,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13억원대에 매매 가격이 형성됐었다. 올해 초 10억원 안팎에 거래가 이뤄졌던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와 ‘고덕센트럴아이파크’ 역시 지난달 각각 13억원, 13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일제히 가격이 상승했다.

다만, 단지마다 하락 거래도 여전해 현장에선 매수 희망자와 집주인 사이 눈치 싸움이 활발하다. 강일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층수와 동에 따라 여전히 저렴한 매물이 많다”며 “오히려 가격 상승이 컸던 여름과 달리 지금은 거래나 가격이 모두 안정화된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7월 14억4500만원에 거래되며 가격 상승세를 이어갔던 상일동 ‘고덕자이’는 지난 8월 12억2800만원에 거래되며 가격 상승이 주춤한 뒤 지난달 10억원에 다시 하락 거래가 이뤄졌다. 현장에선 특수관계인 사이의 부동산 거래일 수 있다는 반응이지만, 가격 상승세가 둔화했다는 점에는 동의하는 분위기다.

매수 희망자들 사이에서도 최근 주변 단지의 가격 상승이 과도해 비교적 저렴한 단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 같은 상일동 내에서도 전용 84㎡를 10억원 이내에 매수할 수 있는 단지도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 상일동 ‘고덕리엔파크3단지’의 경우 지난 1월 전용 84㎡가 7억800만원에 거래된 이후 9억원대에 매물 호가가 형성됐다. 고층의 경우에도 9억원대에 전용 84㎡를 매수할 수 있다는 점에 최근 매수 희망자들의 문의가 늘었다. 인근 1, 2단지 등도 같은 크기가 10억원 미만에 가격이 형성됐다.

상일동의 B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주변 신축 단지 가격이 너무 올라 준신축으로 눈을 돌리는 매수 희망자 문의가 늘었다”며 “아무래도 지금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