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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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가 배당절차 개선 등 그간 정부의 제도 개선 과 국내외 바뀐 주요 동향을 반영해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을 개정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은 2024년 의무 공시 대상 기업 확대에 따라 그간 제도 운영 과정에서 제기된 의견들을 반영해 추진됐다. 내년부터 자산 규모 5000억원 이상 기업이 새롭게 의무 공시 대상 기업으로 편입된다는 점을 감안해 기업에 충분한 준비 기간을 주기 위해 개정안을 조속히 발표하게 됐다고 거래소는 설명했다. 이번에 개정되는 가이드라인은 올해 실적을 기반으로 내년 제출하는 보고서부터 적용된다.

상장 기업들은 앞으로 투자자가 배당액을 확인한 뒤 투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배당절차를 개선했는지 공시해야 한다. 이는 올 1월 금융위원회와 법무부가 발표한 배당절차 개선방안의 후속조치다. 경영진이 소액주주·해외투자자와 소통한 내역, 외국인 주주를 위한 소통채널 마련 여부 및 영문공시 비율 등도 공시에 기재해야 한다.
자본조달 과정에서 기존 주주의 주식가치가 희석된 사례를 감안해 주주 간 이해관계를 달리 할 수 있는 자본조달 현황도 기술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이사회에서 소액주주의 이해를 고려했는지도 공시해야 한다.

거래소는 또 이사회 내 다양성을 강조하는 주요 20개국(G20)·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업지배구조원칙 개정 방향 등을 반영해 다양한 성(性)·연령·경력이 조화를 이룬 이사회 구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장사는 사유를 설명해야 한다.

또 이사의 노력이 보수 결정 과정에 적절히 반영되는지, 이사를 지원하기 위해 임원배상책임보험 제도를 활용하는지 등도 공시에 포함해야 한다.

문제 있는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해 임원의 법률 위반 공시 범위는 기존 자본시장법(횡령·배임, 불공정거래)에서 공정거래법(사익편취·부당지원), 외부감사법(회계처리기준) 위반까지 확대된 반면, 확정판결 때부터 무기한 공시토록 했던 공시 기한은 당국 판단 시부터 형 집행 종료 후 5년까지만 공시하는 것으로 조정됐다.

아울러 거래소는 내년부터 지배구조 점검체계 개편도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 매년 초 중점 점검 항목 및 항목별 주요 점검사항을 사전에 예고해 기업이 보고서 작성 단계부터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부실공시로 정정공시를 요구받은 기업에는 별도 교육 참여를 권고할 예정이며, 지속적인 개선 요구에도 불구하고 부실공시를 반복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2025년부터 기업명 및 세부 내용 공개를 추진할 방침이다.

거래소는 "보고서 제출 의무법인을 대상으로 10월 중 전국 순회 설명회를 다섯 차례 실시하는 등 사전교육을 시행해 기업의 이해를 돕겠다"며 "개정 사항에 맞춰 충실한 공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