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라면 '화끈한' 변신 이끄는 오너 3세
요즘 식품업계에서는 지난달 초 창업 60주년을 맞은 ‘K라면의 원조’ 삼양라면의 변신이 화제다. “불닭볶음면 이외에 특출난 제품이 없는 게 한계”라는 식품업계와 증권시장의 의구심을 잠재우겠다는 듯 무서운 속도로 신상품을 출시하고 있어서다. 식품업계는 이 작업을 29세인 삼양식품 오너 3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삼양식품그룹 지주사) 전략기획본부장(CSO·사진)이 진두지휘하는 점에 주목한다.

12일 삼양식품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지난 8월 말 출시한 매운맛 라면 맵탱은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300만 개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맵탱은 ‘스트레스 해소, 해장, 기분 전환 등 각 상황에 적합한 매운맛을 제공한다’는 콘셉트로 개발했다.

지난달 초에는 ‘삼양라면’ 출시 60주년을 맞아 제품의 맛과 포장지 디자인을 새롭게 바꿨다. 삼양식품이 라인업 다양화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건 불닭볶음면과 다른 브랜드 간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 미션을 수행한 주인공이 삼양식품 창업주인 고(故) 전중윤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전인장 회장·김정수 부회장 부부의 1남1녀 중 장남인 전 본부장이다. 그는 2019년 6월 삼양식품 해외전략부문 부장으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달부터는 CSO로서 본격적으로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주사 소속으로 국물 라면 제품 기획, 네이밍, 디자인, 광고 등 전 과정을 주도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식품업계에서 3세 경영인이 삼양처럼 전면에 나서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참신한 결과물을 내놔 경쟁사들도 자극받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