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부동산, 사모펀드(PEF) 등 대체투자 운용액의 99.6%를 해외 운용사에 맡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한국 운용사 위탁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KIC, 대체투자 99.6% 해외 운용사에 맡겨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정태호 의원이 KIC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KIC의 대체투자 위탁 운용 규모는 총 282억5000만달러였다. 이 중 국내 운용사에 위탁한 금액은 1억2000만달러로 전체의 0.4%에 불과했다. 나머지 281억3000만달러는 해외 운용사에 맡겼다.

2005년 설립된 KIC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서 위탁받은 외화를 운용하는 국부펀드다. KIC가 운용하는 자산 규모는 주식, 채권, 대체투자를 모두 합해 지난해 말 기준 1693억달러(약 226조원)에 달했다. KIC는 지난해 23%였던 대체투자 비중을 2025년 25%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KIC는 2018년까지 대체투자 분야에서 국내 운용사를 전혀 활용하지 않았다. 2019년 이후 국내 운용사 위탁에 나섰지만 위탁금액은 여전히 미미한 상황이다.

반면 해외 운용사 위탁금액은 2018년 149억달러(총 119개 운용사)에서 지난해 281억3000만달러(137개 운용사)로 132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정 의원은 “국부펀드인 KIC는 수수료가 가장 높고 투자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대체투자의 일정 부분을 한국 운용사에 위탁해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IC 관계자는 “지난해 주식 운용사 2곳, 올해 채권 운용사 1곳을 국내사로 신규 선정하는 등 국내 운용사 위탁 비중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내 금융산업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