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경기북도) 신설을 위해 주민투표를 추진 중인 가운데 김포시가 경기북도에 편입할 바엔 ‘서울시 편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경기북도 편입 저지를 위한 지역 내 캠페인이라는 게 중론이지만, ‘서울 확장론’을 자극하는 민감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김포시에 따르면 홍철호 국민의힘 김포시을 당협위원장은 지난달 당원 행사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보다 서울시 편입이 낫다”고 밝혔다. 22대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홍 전 의원은 이번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지역에 건 현수막에서도 ‘경기북도 나빠요, 서울특별시 좋아요’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김병수 김포시장도 경기북도보단 서울시에 편입되는 게 낫다고 보고, 관련 문제를 조만간 공식화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실무진 차원에서 서울시 편입에 대한 기초적인 스터디를 끝냈고, 서울시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 문제를 거론할 계획이다. 김 시장은 홍 전 의원의 현역의원 시절 보좌관 출신이다.

김포시 관계자는 “당장 김포를 서울로 편입하자는 게 아니라 경기도가 김포의 북도 편입을 추진한다면 차라리 서울시가 낫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홍 전 의원 등은 과거 서울시 강서구와 양천구 일원도 김포시였던 연고를 내세우고 있다. 김포의 ‘서울 편입’은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이 적지 않은 현 상황에서 ‘골드라인 사태’로 표출된 교통 현안을 해결할 묘안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김포시의 서울 편입론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서울시는 1990년대 1기 신도시 조성 이후엔 영역 확장이 억제돼 왔다. ‘서울 집중 문제’를 해소하려면 더 이상의 확대는 안 된다는 암묵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포시의 서울 편입이 본격 추진된다면 경기도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하다는 지적이다. 시·군이 소속 광역지방자치단체를 변경하기 위해선 국회의 이중, 삼중 문턱을 넘어서야 하는데, 이 설득 작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김포시가 서울 편입을 추진하면 앞서 ‘서울 편입론’이 불거진 적이 있는 하남시와 구리시 등도 다시금 서울 편입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김포시와 이와 관련해 논의한 바 없다”면서도 “만약 김포시가 서울로 편입될 경우 서울도 다시 인구 1000만 도시라는 위상을 회복할 계기가 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