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치 웃돈 美 원유재고에…소폭 하락한 국제 유가 [오늘의 유가]
확전 조짐에도 국제유가 소폭 하락
美 원유 재고 기대치 웃돌아
원유 생산량도 역대 최대치 경신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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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무력 충돌이 확전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장중 급등했지만, 미국 내 원유 재고가 기대치를 웃돌며 하락세로 전환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SE)에서 1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0.58달러(0.69%) 하락한 배럴당 82.9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전 장대비 배럴당 1달러 이상 치솟았지만, 이내 하락 전환해 상승분이 상쇄됐다.

이날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선 북해 브렌트유 선물(12월물) 가격은 전장보다 0.18달러(0.20%) 오른 배럴당 86.00달러를 기록했다.
기대치 웃돈 美 원유재고에…소폭 하락한 국제 유가 [오늘의 유가]
미국 원유재고가 시장의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소식이 확산하자 WTI 가격이 급변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1~6일 미국 내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1020만배럴 증가한 4억 2420만배럴로 로이터가 애널리스트가 전망한 증가분인 50만배럴을 웃돌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전주 대비 9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기대치보다 약 20배 이상 원유 재고가 증가한 것이다. 다만 휘발유 재고는 전주 대비 131만 3000 배럴 줄어든 2억 2567만1000 배럴을, 디젤 및 난방유 재고는 183만7000 배럴 감소한 1억1695만8000 배럴로 집계됐다. 미국 드라이빙 시즌(휴가철)이 끝나면서 정제유 수요가 줄었고, 수입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밥 야거 미즈호증권 에너지 담당 이사는 로이터에 "낮은 정제소 가동률과 큰 수입량이 원유 재고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라며 "가동 중인 정제소가 대거 줄어들면서 저장량이 급격히 증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은 크게 늘었다. 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전주 대비 2.3% 증가한 하루 1320만 배럴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채산성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원유 컨설팅업체 베이커 휴즈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활성 시추 장비 수는 전주 대비 5개 감소한 497개를 기록했다. 20개월 만의 최소치다. 시추 장비는 감소했지만 채산성이 증가하면서 원유 생산량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일찍이 감산을 선언했던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공급 안정화를 공언하며 원유 시장 내 초과 수요 우려가 해소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압둘 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러시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중동의 원유 공급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로 타격을 받았다"며 "석유 시장에 안정을 가져오기 위해 산유국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부총리도 “필요할 경우 연료 수출 금지를 더욱 완화할 것”이라며 시장을 안심시켰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