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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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반등하자 개인들이 앞다퉈 주식을 던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회복세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가 오른 틈을 타 차익 실현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6만8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던 주가는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10일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은 기관이 이끌었다. 해당 기간 동안 기관은 삼성전자 주식을 5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1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 감소했다.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부문에서 낸 조단위 적자를 모바일경험(MX)과 삼성디스플레이(SDC) 부문 영업이익이 상쇄하며 실적을 이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삼성전자를 순매수하던 개인은 주가가 오르자 주식 정리에 나섰다.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한 최근 3거래일 동안 개인은 무려 2726억원 순매도했다.

네이버 삼성전자 종목토론실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잠깐 반짝 반등 의미 없다", "삼성전자는 지금이 손절 타이밍", "목표주가 9만원이라는 희망고문 좀 그만해라"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임대철 기자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임대철 기자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적자 감소 등으로 삼성전자가 4분기 실적이 더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현재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9만∼9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부문 적자폭이 우려 대비 선방한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하락이 멈춘 점은 향후 실적 전망에 긍정적이다. 4분기는 디램(DRAM), 낸드(NAND) 평균판매단가가 상승하고 감산 정도가 줄면서 원가 개선이 동반될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 반도체 적자가 줄면서 전사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스마트폰, PC 수요는 10년 만에 최저, TV 패널 수요도 14년 만에 최저치가 예상된다. 그러나 스마트폰, PC, TV 업체들의 반도체 재고는 정상의 50%로 3년래 최저점을 나타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IT 업황의 선행 지표인 점을 감안할 때 올해 IT 수요는 바닥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올 4분기부터 IT 고객사들은 내년부터 도래할 교체 수요에 대비해 메모리 반도체 재고 축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감산 확대로 메모리 재고는 줄고 가격 반등은 지속될 것"이라며 "4분기 반도체(DS)부문 적자는 9000억원으로 3분기(3조7000억원) 대비 감소하면서 4분기 영업이익도 3조8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