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조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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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11시부터 기다렸어요. 아이폰15 프로맥스 512G 모델 내추럴 티타늄 색상을 구매할 계획입니다."

애플의 아이폰15 시리즈 국내 공식 출시 첫날인 13일 오전 7시께 서울 중구 애플스토어 명동점 매장 앞. 매장 개점 1시간 전이지만 입구부터 보행로까지 약 30m 이상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대기열 첫번째를 차지한 중국인 유학생 린딩하오씨(18)는 "간밤부터 매장 앞에서 줄을 서느라 잠을 못 잤다"면서도 들뜬 기색이었다. 그의 손에는 2021년 가을 출시된 아이폰13이 들려 있었다. 린씨는 "3년 전 중학생 때부터 아이폰을 쓰고 있다"며 아이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아이폰15 공식 출시…'발열 논란'에도 오픈런 인파 북적

영상=박소영 한경닷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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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명동 애플스토어는 국내 공식 출시를 기념해 평소보다 2시간 이른 오전 8시 문을 열었다. 특별 개장 시간인 8시 정각이 되자 매장 직원들은 박수를 치며 방문객들을 맞았다. 빠른 아이폰 수령을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선 MZ(밀레니얼+Z)세대들이 차례로 애플스토어로 들어갔다.

이날 오전 5시20분부터 입장을 기다렸다는 직장인 오현수씨(28)는 "그동안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를 사용했는데 아이폰을 한번 써보고 싶어 매장을 방문했다. 구매 후 바로 성수동 직장으로 출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전 예약자 15명은 2층으로 올라가 신규 아이폰을 받았다. 기념촬영을 하며 애플 직원이 큰 소리로 "여기 계신 이분들은 오랜 기다림 끝에 아이폰을 가장 빨리 받아보신 분들입니다"라고 외치자, 일부 소비자는 쇼핑백을 번찍 들어 자랑하기도 했다.
영상=박소영 한경닷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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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선호층이 젊은 세대인 점을 방증하듯, 매장은 아이폰15 시리즈를 구매하려는 MZ 세대들로 북적였다. 최근 비대면 예약제 정착 등으로 예전보다는 대기 줄이 줄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시기 신규 아이폰 개통 당시보다는 확실히 더 많은 인파들이 몰렸다.

애플의 강력한 락인(잠금) 효과 등으로 오랫동안 아이폰을 사용한 소비자들이 많았다. 온라인 사전예약을 하고 새벽 6시부터 매장에 기다린 김민재씨(27)는 "정보기술(IT) 블로그를 운영할 만큼 전자기기에 관심이 높다. 아이폰은 4시리즈 때부터 사용했다"며 "제품 출시 초반에 항상 발열 문제 등 논란이 있는데, 이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진=박소영 한경닷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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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5를 기점으로 아이폰으로 갈아타는 소비자도 있었다.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3를 사용하고 있는 서현진씨(22)는 "휴대폰이 고장났는데 마침 아이폰15가 출시돼 구매하러 왔다"며 "멀티태스킹 기능이 좋다는 말을 듣고 갤럭시 폴드를 샀는데 무겁고 느린감이 있어서 아이폰으로 바꾸려 한다"고 설명했다. 매장에서 아이폰15 프로를 산 김규리씨(24)는 "그동안 갤럭시와 아이폰을 오가며 사용했는데, 이번에 USB 단자가 C타입으로변경돼 구매를 결정했다"고 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은 명동 지역 특성상 외국인 '큰손' 손님도 있었다. 유독 쇼핑백을 많이 든 미얀마 국적의 피에 파요(35) 씨는 아이폰 프로맥스 512G 내추럴 티타늄 색상 스마트폰 4개 등을 한번에 구매했다. 총 지불한 금액은 960만원에 달했다. 그는 "여행 온 사촌 형과 매장을 방문했다"며 "아이폰 운영체제(iOS)에 적응돼 항상 애플의 아이폰을 구매한다. 이번에 가족들에게 선물할 스마트폰을 함께 샀다"고 말했다.

이통3사 "전작보다 판매 늘어…고급모델 인기 높아"

사진=박소영 한경닷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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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개된 아이폰15는 발열 문제와 갑작스러운 전원 꺼짐 현상 등으로 성능 논란이 불거졌으나, 전작보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사전예약 결과를 집계한 결과, 고급모델인 아이폰15프로와 프로맥스의 인기가 높았다. 이통 3사에 따르면 사전예약 구매자 4명 중 3명은 2030대로 나타났다.

SK텔레콤 온라인몰 T다이렉트샵에서 아이폰15 시리즈 사전예약 판매를 진행한 결과, 구매자의 약 44%가 20대, 약 33%가 30대였다. 회사는 "전반적으로 젊은 고객의 아이폰 선호가 높았다"고 밝혔다. 프로모델 선호가 높았고, 프로맥스와 기본형이 비슷한 수준으로 뒤를 이었다. 이는 기본형 공시지원금이 많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남성 구매자가 여성보다 약간 더 많았으나, 차이는 크지 않았다.

KT 역시 아이폰 사전예약 판매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로와 프로맥스 비중이 높았다. 색상은 프로·프로맥스는 내추럴 티타늄, 화이트 티타늄 순으로, 기본형·플러스는 핑크와 블루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LG유플러스도 아이폰15 시리즈 사전예약 판매에서는 프로·프로맥스 쏠림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이폰15프로 비중이 51%로 절반을 넘었고, 프로맥스 비중도 26%에 달했다. 하위 모델인 기본형은 19%, 플러스는 4%를 각각 기록했다.
사진=박소영 한경닷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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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애플은 지난달 12일(현지 시각) 아이폰15 시리즈와 애플워치 등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번 신제품에는 아이폰 최초로 USB-C 충전단자가 적용됐고, 다이내믹 아일랜드 기능이 전 모델에 확대됐다. 고급 모델인 프로 제품군에는 아이폰 최초의 티타늄 프레임, 더 얇아진 베젤, 3㎚(나노미터) 공정이 적용된 최신 칩인 A17 프로, 동작 버튼 등이 도입됐다.

애플은 지난 6∼11일 국내 통신 3사 등을 통해 국내 사전예약 판매를 받았다. 아이폰15 시리즈 가격은 기본형 125만원, 플러스 135만원, 프로 155만5000원, 프로맥스 190만원부터다. 공시지원금은 그간 20만원대 수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해 약 2배 가량 인상됐다. 이통 3사의 공시지원금은 요금제에 따라 아이폰15 기본형은 4만5100원∼45만원, 아이폰15 플러스·프로·프로맥스는 5만원∼24만원으로 책정됐다.

조아라·박소영 한경닷컴(인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