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국민의힘 내에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이 분출하고 있다. 오는 15일로 예정된 의원총회를 앞두고 지도부가 당 쇄신 방향과 수위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지도부 사퇴'까지 거론됐다.

충청권 4선 중진인 홍문표 의원은 13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어제, 오늘 원외 위원장 7~8명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이번에 개혁을 최소화하고 그냥 슬쩍 넘어간다면 연판장을 받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우리 스스로 키우고 패했는데 가만히 있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누군가 이 부분을 책임지지 않고 적당히 땜빵식으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선거 책임져야 할 사람들 거의 이름이 나와 있다"면서 "지도부에서 이 선거에 개입하고 (이렇게) 만들었던 분들이 용단을 내려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당정을 향해 전면적 쇄신을 주문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얼굴 전체를 바꾸는 성형수술을 해야지 분 바르고 화장한다고 그 얼굴이 달라지겠느냐"면서 "아직 시간이 있는데 근본적인 당정 쇄신으로 총선을 돌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각종 참사에도 정치적으로 책임지는 사람 없고, 당력을 총동원한 총선 바로미터 선거에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면 내년 총선은 암담하다"고 경고했다.

직접적으로 '지도부 사퇴'를 거론하는 발언도 있었다. 윤희숙 전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당 대표와 매우 가까운 사람으로 이뤄진 지도부에서 얘기가 나와 봤자 '완전히 바뀌겠다'는 느낌이 들 수 없다"면서 "(지도부) 2선 후퇴 등 얘기 자체를 펼쳐놓고 의총에서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태 전 청년 최고위원은 "김기현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도부가 2선으로 물러나는 것만큼 직관적으로 책임과 쇄신을 보여주는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