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를 두고 하이브와 경쟁했던 카카오의 임직원들이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 기로에 놓였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배재현 카카오 최고정보책임자(CIO)와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이준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 등 임직원 세 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날 영장 청구는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의 신청에 따른 것이다.

이들은 지난 2월 SM엔터 인수 경쟁자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SM엔터의 주가를 띄운 혐의를 받는다.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2400여억원을 투입해 SM엔터 주식의 시세를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가격(12만원)보다 높게 띄웠다. 이 과정에서 SM엔터 주식에 대한 주식 대량 보유 보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은 하이브가 “특정 사모펀드 투자사의 비정상적 매입 행위가 있었다”는 취지로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2월께 조사에 들어갔다. 금감원은 4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 이어 8월엔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개인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이 같은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SM엔터 지분을 대량 매집한 것으로 알려진 사모펀드 운용사가 과거 카카오와 여러 차례 교차 지분투자를 하는 등 밀접한 관계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하이브가 공개매수에 실패한 직후인 3월 SM엔터 주식 833만여 주를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