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2일 자진사퇴하면서 차기 여가부 장관에 대한 대통령실의 고민이 커졌다.

13일 정부와 여권에 따르면 여가부는 당분간 김현숙 현 장관 체제로 운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후보 추천 및 인사권자의 결정, 후보자 설득, 인사 검증 등의 과정을 감안하면 후임자를 짧은 시간 내 구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국무위원직을 제안받는 이들 대부분이 인사청문회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고사해 장관 후보자를 뽑는 게 어려운 상황인 데다 특히 여가부는 폐지가 예정된 부처다. 여권 관계자는 “부처 폐지를 위한 장관직을 맡겠다는 이들이 많지 않고, 여가부에 관심이 있다고 해도 본인은 물론 가족의 과거를 무차별적으로 폭로하는 현재 인사청문회 방식에 불만을 느껴 장관직 제안을 거절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적어도 다음달 2일로 예정된 여가부 국정감사 때까지는 김 장관이 부처를 지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국감 이후 김 장관의 사표가 수리되고, 이후엔 차관 대행 체제가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김 장관은 이미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힌 상태고, 새만금 잼버리 파행 책임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유임시키기 쉽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앞서 여가부 장관이 교체될 때도 차관 체제로 가는 게 어떠냐는 의견이 대통령실 내부에서 나왔던 게 사실”이라며 “어차피 내년 총선 이후 부처를 없애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인데, 차관 체제로 운영되더라도 문제 될 게 없다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부처의 경우 누적된 조직력이 있기에 장관이 없어도 운영은 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도 지난해 약 5개월 동안, 행정안전부도 올해 약 6개월 동안 차관 대행 체제로 운영된 적이 있다.

반면 국감 이후 총선 출마를 희망하는 장관들이 물러나면 자연스럽게 중폭 이상의 개각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새 여가부 장관 후보자가 이때 결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