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하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시장은 위기를 과소평가중" [나수지의 미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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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3일 미국주식 나이트 리포트
오늘 미국증시 체크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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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오전장에서 유가가 급등했습니다. 서부텍사스유(WTI)는 장중 한 때 3.46%오른 배럴당 85.47달러, 브렌트유는 3.51%오른 배럴당 89.02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유가가 튀어오른 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갈수록 '강대강'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민간인 전원 대피령을 내려 "와디 가자 이남 지역으로 이동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앞으로 며칠 내 대규모 작전을 펼칠 것"이라며 "군이 복귀를 허용할 때 까지 가자시티 지역으로 돌아오지 말라"고 발표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으로 팔레스타인 지역 인권침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마스는 "주민 대피령은 선전전이자 심리전"이라며 "팔레스타인인은 집을 떠나면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에 맞서 민간인을 소위 '방패' 삼겠다는 의도가 담겨있습니다. 유엔은 "비극이 재앙으로 치닫지 않도록 주민 대피령을 철회해달라"고 호소했지만, 양측의 대치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확전 가능성을 조심스레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 이후 팔레스타인 민간인의 희생이 늘면 레바논 무장 단체인 헤즈볼라가 참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이 날 헤즈볼라는 "때가 되면 이스라엘에 맞설 것"이라며 참전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닥터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시장이 중동의 분쟁 리스크를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분쟁이 아직은 억제된 상태라 시장에 영향이 미치는 영향이 적지만,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점령하면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며 "이란과 레바논이 개입할경우 걸프만 원유공급이 중단돼 유가가 급등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이로 인해 연준은 금리를 추가 인상하거나 고금리를 오래 유지하면서 경기가 침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도 있다는 겁니다.
BNY 멜론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습니다. BNY멜론은 "유가상승, 국방비 증가로 인플레이션이 올라갈 위험이 늘었지만 이는 아직 가격에 반응이 안 된 상태"라고 짚었습니다. 이어 "이스라엘의 예산이나 GDP를 고려하면 8주 이상 전쟁을 지속할 여력이 있다"며 "전쟁이 장기화하면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금 달러 등 안전자산 수요가 늘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뉴욕=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