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종업계 친목 야구 대회에서 다쳤어도…법원 "산재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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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장배 야구대회에서 다친 손보사 직원
산재 인정해달라고 근로복지공단 상대 소송
법원 "동종업계 친목 도모하기 위한 대회라면
회사 차원의 노무관리나 영업 운영상 필요"
산재 인정해달라고 근로복지공단 상대 소송
법원 "동종업계 친목 도모하기 위한 대회라면
회사 차원의 노무관리나 영업 운영상 필요"
회사 동호회가 참여한 외부 야구 경기 대회에서 부상을 입어도 업무상 재해(산업재해)로 인정할 수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동종업계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대회라면 회사 차원의 노무관리나 영업 운영상 필요한 대회이므로, 해당 대회에서 다친 직원에게 산재를 인정해 주는 게 마땅하다는 지적이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0단독 허준기 판사는 근로자 A씨가 근로복지공단 상대로 청구한 요양불승인처분 취소 소송에서 이같이 판단하고 근로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
A씨는 보험업계의 H사에 입사해 회사 내 야구단에서 활동해 왔다. 그러던 지난해 5월 A씨가 소속된 야구팀이 금융위원장배 금융단 야구 리그 대회에 참가하게 됐는데, 경기를 치르던 A씨는 슬라이딩 도중 발목이 돌아가는 사고 당했다.
이 사고로 우측 족관절 탈구, 골절 등 진단을 받은 A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하지만 공단이 '업무상 사고'가 아니라며 불승인 처분을 내렸고, 이에 A씨가 공단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해당 야구대회가 회사의 노무관리 또는 사업 운영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 대회 참가 역시 사업주가 통상적, 관례적으로 인정해왔다는 지적이다.
대법원은 회사 외의 행사나 모임에 참가하던 중 재해를 당해도 모임의 주최자, 목적, 내용, 강제성 여부, 운영 방법, 비용부담 등 사정을 고려해 사회통념상 행사나 모임의 전반적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관리를 받는 상태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금융위원장배 금융단 야구리그 대회는 2004년부터 국내외 금융종사자 및 기관 친목을 다지기 위해 개최됐다"며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 관련 정부 기관과 더불어 20여개 일반 금융사들의 참여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위원장이 직접 참가해 직전년도 축사 및 시구를 한 점을 보면 단순 친목 도모 차원을 넘어 업계 종사자들과의 친목 및 관계 형성을 위해 참가한 것"이라며 "참여하지 않아도 불이익은 없다지만 감독기관인 금감원, 금융위원회 등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개별 금융사들이 참여하고 있고 중도 불참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도 꼬집었다.
회사 측이 사내 야구단을 지원한 점도 증거로 삼았다.
법원은 "회사는 야구단의 야구대회 참가비 외에도 유니폼, 장비, 회식비 증을 지원했고, 회사 내부에서도 사내 방송을 통해 야구단의 우수한 성적을 알리고 대외적으로 언론 기사를 통해 성적을 홍보했다"고 지적했다.
박시온/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0단독 허준기 판사는 근로자 A씨가 근로복지공단 상대로 청구한 요양불승인처분 취소 소송에서 이같이 판단하고 근로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
A씨는 보험업계의 H사에 입사해 회사 내 야구단에서 활동해 왔다. 그러던 지난해 5월 A씨가 소속된 야구팀이 금융위원장배 금융단 야구 리그 대회에 참가하게 됐는데, 경기를 치르던 A씨는 슬라이딩 도중 발목이 돌아가는 사고 당했다.
이 사고로 우측 족관절 탈구, 골절 등 진단을 받은 A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하지만 공단이 '업무상 사고'가 아니라며 불승인 처분을 내렸고, 이에 A씨가 공단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해당 야구대회가 회사의 노무관리 또는 사업 운영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 대회 참가 역시 사업주가 통상적, 관례적으로 인정해왔다는 지적이다.
대법원은 회사 외의 행사나 모임에 참가하던 중 재해를 당해도 모임의 주최자, 목적, 내용, 강제성 여부, 운영 방법, 비용부담 등 사정을 고려해 사회통념상 행사나 모임의 전반적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관리를 받는 상태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금융위원장배 금융단 야구리그 대회는 2004년부터 국내외 금융종사자 및 기관 친목을 다지기 위해 개최됐다"며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 관련 정부 기관과 더불어 20여개 일반 금융사들의 참여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위원장이 직접 참가해 직전년도 축사 및 시구를 한 점을 보면 단순 친목 도모 차원을 넘어 업계 종사자들과의 친목 및 관계 형성을 위해 참가한 것"이라며 "참여하지 않아도 불이익은 없다지만 감독기관인 금감원, 금융위원회 등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개별 금융사들이 참여하고 있고 중도 불참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도 꼬집었다.
회사 측이 사내 야구단을 지원한 점도 증거로 삼았다.
법원은 "회사는 야구단의 야구대회 참가비 외에도 유니폼, 장비, 회식비 증을 지원했고, 회사 내부에서도 사내 방송을 통해 야구단의 우수한 성적을 알리고 대외적으로 언론 기사를 통해 성적을 홍보했다"고 지적했다.
박시온/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