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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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가 글로벌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작년 1월 인수 계획을 발표한 후 1년 9개월 만이다. MS가 4억명의 블리자드 이용자와 함께 메타버스 및 게임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티나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에 투자해 생성형 AI에서 주도권을 확보한 데 이어 블리자드 인수까지 성공시켰다. 지난 10년간 MS를 진두지휘 해온 그의 ‘협업 리더십’도 주목받고 있다.

○“새 성장동력 확보”


14일(현지시간)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MS는 지난 13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블리자드 인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인수를 발표한 지 21개월 만이다. 인수 금액은 687억달러(약 92조원)다. 이번 거래는 2016년 델의 데이터 스토리지 업체 EMC 인수 금액인 670억달러를 넘는 IT 산업 역사상 최고액이다.

이날 영국 반독점 규제당국인 경쟁시장청(CMA)이 블리자드 인수를 승인하면서 마지막 장애물을 넘었다. CMA는 게임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우려해 MS의 블리자드 인수를 반대해왔다. 이후 MS가 15년간 블리자드 게임 판권을 프랑스 게임회사 유비소프트에 매각하는 등 새로운 제안을 하면서 승인으로 돌아섰다. CMA는 이날 “MS가 계약 내용을 수정해 경쟁 제한 우려가 실질적으로 해소됐다”며 “MS의 양보는 경쟁을 촉진할 게임체인저”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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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워크래프트·디아블로·오버워치·콜오브듀티 등 유명 게임 IP(지식재산권)를 보유한 게임사다. 이미 23개의 게임사를 거느린 MS는 이번 인수로 텐센트와 소니에 이은 세계 3위 게임사로 거듭나게 됐다. MS의 게임 부문 매출도 240억 달러로 커졌다. 지난해 총매출(2120억달러)의 10%에 달하는 수치다. 윈도 운영체제 사업 부문과 비슷한 수준이다.

○“협업을 통한 성장”


블리자드 인수 완료로 나델라 CEO 취임 후 추진해 온 사업다각화 전략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나델라 CEO는 운영체제(OS)와 소프트웨어 등 기존 주력 분야 외에 다른 부문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지난 10년간 총 1700억 달러(229조원)가 넘는 거래를 성사했다.

2014년 취임 직후 ‘마인크래프트’ 게임을 개발한 모장를 인수한 데 이어 2016년 링크드인, 2020년 게임사 제니맥스, 2021년 AI와 음성인식기술 업체인 뉘앙스 커뮤니케이션스 등을 인수했다. 소셜미디어와 게임, AI 등 다양한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낸 기업을 MS의 일원으로 맞은 것이다. 인수가 아닌 지분 투자를 통한 협업체계도 구축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오픈AI다. MS는 지난 4년간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총 110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49%를 확보했다. 그리고 검색엔진과 문서작성, 클라우드 등 회사의 모든 제품에 생성형 AI를 탑재해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사티야 나델라 CEO     사진=연합뉴스
사티야 나델라 CEO 사진=연합뉴스
나델라 CEO는 취임 직후부터 ‘협업을 통한 성장’을 강조해왔다. 회사 구성원들 간 경쟁보다 서로 소통하고 돕도록 조직문화를 바꿨다. 기업 외부에서도 좋은 기술과 콘텐츠를 가진 기업이 있으면 인수와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했다. 나델라의 리더십에 힘입어 2014년 30~40달러 수준이었던 MS의 주가는 최근 320달러대로 10배가량 올랐다.

다만, 블리자드 인수와 관련해 아직 해결해야 할 법적 다툼은 남아 있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지난 7월 블리자드 인수 거래 중단을 명령해달라는 가처분 소송이 기각되자, 항소한 상황이다. FTC 대변인 빅토리아 그레이엄은 "MS와 블리자드 거래가 끝났지만, 우리는 12월로 예정된 항소에 집중하고 있다"며 "MS와 블리자드, 유비소프트의 거래는 경쟁에 대한 위협이라고 우리는 믿고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