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인상 타이틀 경쟁이 시즌 막판에 다시 불붙고 있다. ‘장타 여왕’ 방신실(19)이 ‘공격 골프’로 시즌 2승을 신고하면서다. 다음 대회인 ‘상상인·한국경제TV 오픈 2023’이 ‘올해 최고 신인’을 가리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방신실은 15일 전북 익산시 익산CC(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7개를 잡는 동안 보기를 1개로 막아 13점을 획득했다. 나흘 합계 43점을 쓸어 담으면서 정상에 올랐다. 올해 신인 가운데 가장 먼저 2승 고지를 밟은 방신실은 우승상금 1억8000만원을 받아 상금랭킹 10위(6억2256만원)에 올라섰다.

이 대회는 타수를 세는 스트로크 플레이가 아니라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열렸다. 앨버트로스는 8점, 이글 5점, 버디 2점을 주고 보기는 1점, 더블보기 이상은 3점을 깎는다. 지키는 플레이보다 공격적인 경기를 하는 선수가 유리하다. 스트로크 플레이에선 버디 1개와 보기 1개의 값이 같지만, 변형 스테이블포드에선 보기(-1점)를 2개 해도 버디(2점) 1개를 하면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이자 ‘닥공(닥치고 공격) 골프’ 박성현(30)의 후계자로 불리는 방신실은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를 내세워 공격적인 플레이를 구사하는 선수다. 티샷으로 일단 멀리 보내고 러프든 페어웨이든 짧은 클럽으로 공을 떠내 그린 위에 올린다. 이런 경기 스타일로 ‘홀당 버디율’ 2위(19.54%)에 올라 있다. 다섯 홀마다 하나씩 버디를 낚았다는 얘기다.

이런 방신실과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 경쟁을 한 선수는 신인상 포인트 2위이자 홀당 버디율 1위(20.45%)에 올라 있는 황유민(20)이었다. 3라운드까지 31점을 획득한 황유민이 단독 선두로 나섰고, 30점을 따낸 방신실이 바로 뒤를 추격했다.

하지만 승부는 일찌감치 방신실 쪽으로 기울었다. 방신실은 1번홀(파4)에서 3m 버디를 낚아채 1점 차로 경기를 뒤집었다. 2번홀(파5)에서도 2m 버디를 넣어 3점 차로 달아났다. 반면 황유민은 2번홀에서 방신실보다 짧은 버디 퍼트를 놓쳤고, 3번홀(파4)에서도 보기를 적어내 방신실에게 끌려갔다.

방신실은 이후 10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해 황유민을 9점 차로 따돌렸고, 14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황유민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황유민은 이날 퍼팅 난조로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치며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8점을 얻은 이소미(24)가 합계 34점으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날만 11점을 얻은 김수지(27)가 합계 32점으로 단독 3위에 올랐다.

방신실의 추격으로 오는 19일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CC 레이크 코스(물길, 꽃길)에서 열리는 상상인·한국경제TV 오픈에서도 치열한 신인상 레이스가 펼쳐질 전망이다. 신인상 포인트 3위(2039점)인 방신실은 이날 우승으로 310점을 획득해 1위 김민별(2526점), 2위 황유민(2328점)과 격차를 좁혔다. 총상금 12억원(우승상금 2억1600만원)이 걸린 상상인·한국경제TV 오픈에서 신인 선수가 우승으로 획득할 수 있는 최고 점수는 310점이다. 황유민이 우승할 경우 1위가 뒤바뀌고, 방신실이 2주 연속 우승에 성공한다면 새로운 2위로 올라설 수 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