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兆 넘게 판 외국인…車·통신·금융株는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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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떠나는 외인…올 최장 연속 순매도
환율·美금리 급등에
삼성전자·2차전지株 대대적 매도 공세
기아·KT 등은 '사자'
호실적 이어지고 높은 배당수익 기대
환율·美금리 급등에
삼성전자·2차전지株 대대적 매도 공세
기아·KT 등은 '사자'
호실적 이어지고 높은 배당수익 기대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들어 최장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유가 급등의 악재가 겹치면서다. 그럼에도 자동차, 통신, 금융 등 가치주 업종에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채 금리와 원·달러 환율이 모두 오르면서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덜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화 가치가 낮아지면 달러로 계산한 주식 가치가 내려가 외국인 투자자는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일 달러당 1318원 수준이었지만 이달 13일 1350원까지 올랐다. 국제 유가가 상승하며 미국 기준금리 상승 우려가 커진 것도 외국인이 한국 시장을 떠나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대형 2차전지주를 집중적으로 매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 한 달 사이(9월 13일~10월 13일) 삼성전자를 1조1596억원, 포스코홀딩스는 5765억원, LG화학은 3870억원, LG에너지솔루션은 380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도 1~4위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9월 들어 미국 채권 금리가 높아지고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파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다만 장기금리가 이보다 더 올라간다는 전망은 적어 최근과 같은 일방적인 매도세는 지난주가 정점이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자동차 업종은 “실적 고점을 지났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 한 달 현대차와 현대위아를 각각 367억원, 25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KT는 경기 둔화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통신주라는 점과 6.02%에 달하는 높은 연간 배당수익률이 외국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올 상반기 KT 주가는 8.31% 하락하며 코스피지수 상승률(15.21%)보다 부진했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13일까지 9.2% 상승하면서 코스피지수 상승률(-4.22%)을 웃돌았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동안 배당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이나 시설 투자 계획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임 최고경영자 체제에서도 배당 성향을 최소 50%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비슷한 이유로 최근 한 달 SK텔레콤도 415억원어치 사들였다.
금융·보험주 역시 높은 배당수익률로 외국인이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외에도 최근 한 달 사이 외국인은 우리금융지주(523억원), DB손해보험(492억원), 한화생명(241억원), 삼성생명(234억원), 기업은행(137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금양은 외국인의 쇼트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갚기 위해 다시 사는 환매수)이 매수세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공매도 잔액 비중은 지난달 13일 1.74%에서 이달 11일 0.68%로 낮아졌다. 금양도 같은 기간 2.18%에서 1.47%로 떨어졌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美국채금리 급등에 한국 떠나는 외국인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3일까지 13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를 이어갔다. 올해 들어 최장 연속 순매도 기록이다. 이 기간 순매도한 금액은 2조1349억원이다.미국 국채 금리와 원·달러 환율이 모두 오르면서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덜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화 가치가 낮아지면 달러로 계산한 주식 가치가 내려가 외국인 투자자는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일 달러당 1318원 수준이었지만 이달 13일 1350원까지 올랐다. 국제 유가가 상승하며 미국 기준금리 상승 우려가 커진 것도 외국인이 한국 시장을 떠나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대형 2차전지주를 집중적으로 매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 한 달 사이(9월 13일~10월 13일) 삼성전자를 1조1596억원, 포스코홀딩스는 5765억원, LG화학은 3870억원, LG에너지솔루션은 380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도 1~4위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9월 들어 미국 채권 금리가 높아지고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파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다만 장기금리가 이보다 더 올라간다는 전망은 적어 최근과 같은 일방적인 매도세는 지난주가 정점이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자동차·통신·금융은 담아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가면서도 ‘가치주’는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이 최근 한 달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기아로 총 213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어 포스코인터내셔널(1375억원), KT(1028억원), 금양(830억원), 하나금융지주(666억원), SK하이닉스(661억원), HD한국조선해양(543억원) 순서다.자동차 업종은 “실적 고점을 지났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 한 달 현대차와 현대위아를 각각 367억원, 25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KT는 경기 둔화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통신주라는 점과 6.02%에 달하는 높은 연간 배당수익률이 외국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올 상반기 KT 주가는 8.31% 하락하며 코스피지수 상승률(15.21%)보다 부진했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13일까지 9.2% 상승하면서 코스피지수 상승률(-4.22%)을 웃돌았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동안 배당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이나 시설 투자 계획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임 최고경영자 체제에서도 배당 성향을 최소 50%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비슷한 이유로 최근 한 달 SK텔레콤도 415억원어치 사들였다.
금융·보험주 역시 높은 배당수익률로 외국인이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외에도 최근 한 달 사이 외국인은 우리금융지주(523억원), DB손해보험(492억원), 한화생명(241억원), 삼성생명(234억원), 기업은행(137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금양은 외국인의 쇼트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갚기 위해 다시 사는 환매수)이 매수세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공매도 잔액 비중은 지난달 13일 1.74%에서 이달 11일 0.68%로 낮아졌다. 금양도 같은 기간 2.18%에서 1.47%로 떨어졌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