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자국 기술주 주가 상승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화웨이가 지난 8월 최신 스마트폰을 출시한 뒤 화웨이 협력업체의 주가가 급등하면서다. 화웨이는 비상장사다.

지난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화웨이가 5세대(5G) 이동통신 최신 기종인 메이트60프로를 출시한 뒤 화웨이 협력업체 32곳의 기업가치가 340억달러(약 46조원)가량 증가했다. 중국 증시는 전반적으로 약세지만, 화웨이 스마트폰의 성공을 등에 업은 협력업체의 주가는 급등해서다.

중국 현지에서 메이트60프로에 대한 ‘애국 소비’ 열풍이 불면서 투자자들이 화웨이 관련 기업에 관심을 두게 됐다는 평가다. 블룸버그는 “비상장 기술회사인 화웨이가 중국 증시에 뜨겁게 불을 지피고 있다”고 평했다.

메이트60프로가 출시된 뒤 화웨이 스마트폰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SMIC 주가는 12%가량 상승했다. 화웨이의 전기차 협력사인 세레스는 주가가 두 배 이상 급등했다. 화웨이의 소프트웨어 공급업체인 아이소프트스톤인포메이션은 60%나 올랐다.

메이트60프로는 미국 제재에도 불구하고 SMIC가 7㎚(나노미터) 공정으로 만든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기린9000s를 장착해 주목받았다. 중국이 자체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음을 드러내서다. 청하오 페이루오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화웨이는 중국 시장 경제 전망과 관련해 중요한 변곡점이 됐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