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동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대표가 서울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최혁 기자
김이동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대표가 서울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최혁 기자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은 고차방정식입니다. 경기 둔화로 기존 전략으로는 승부를 낼 수가 없어요. 삼정KPMG가 재무자문·감사·세무 등 각 분야 전문가를 총동원해 의뢰 고객이 생각하지 못한 해법까지 찾아내려고 하는 이유입니다.”

김이동 삼정KPMG 재무자문(딜 어드바이저리)부문 대표는 16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달 삼정KPMG의 딜 부문 총괄로 발탁됐다. 2021년 부대표로 승진한 지 2년 만이다. 1977년생인 그는 이번 인사로 삼정KPMG에서 최연소 부문 대표가 됐다.

그는 “요즘 M&A 딜 자문은 창의성이 관건”이라고 했다. 유동성이 풍부한 호경기 시절엔 M&A 절차만 잘 관리해도 거래가 완료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는 얘기다. 그는 “지금은 전혀 예상에 없었던 바이어(매수자)나 공동투자자까지 거래로 끌고 올 수 있어야 딜을 성사시킬 수 있는 시기”라며 “매물과 주력 투자 분야가 겹치는 기성 기업·사모펀드(PEF)만이 아니라 고액 자산가의 패밀리오피스, 외국 기업 등으로도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상반기 후속 작업을 마무리 지은 LS그룹의 LS니꼬동제련(현 LS MnM) 일본법인 지분 인수 딜이 대표적인 사례다. 김 대표는 일본 니꼬 측이 LS니꼬동제련의 구주 49.9%를 인수하는 자문을 맡았다. 이 거래는 인수금 약 9330억원 중 4706억원을 PEF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공동투자와 인수금융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김 대표는 “자금 마련을 보다 수월하게 하기 위해 동 산업의 확장성 등을 소개해 JKL을 연결했고 이 덕분에 매수·매도 양쪽이 ‘윈윈’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거래 주체 확보만이 아니라 딜 내용을 짜는 일도 고차방정식이 됐다”며 “이젠 인수한 사업의 향후 매각 전략, 볼트온 전략, PMI 전략 등 복합적 아이디어까지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딜 부문을 비롯해 감사 세무 컨설팅 등 삼정KPMG의 각 조직 전문가 간 협업을 대폭 늘리려는 이유다. “요즘 딜 자문은 ‘플러스알파’가 절실합니다. 실사만 맡겨도 딜 아이디어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식이죠. 삼정KPMG의 ‘협력의 그물’ 조직문화를 활용해 통합적인 자문을 제공할 겁니다.”

김 대표는 연내 M&A 시장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2차전지, 반도체, 정밀화학 등 성장성이 충분한 산업 일부에 딜이 집중되는 경향이 계속될 것”이라며 “하반기엔 중소기업 매각 자문, 기업 회생 등 핵심 전략에 보다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하강하면 급한 자금 조달 필요가 늘면서 부담이 되는 자회사를 매각하려는 수요가 증가한다”며 “기업을 자녀에게 승계하기보다 현금화하는 쪽으로 결정하는 오너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크로스보더(국경 간) M&A에도 공을 들일 계획이다. 최근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갈등 등을 이유로 대기업들이 해외 직접 투자를 늘리고 있어서다.

삼정KPMG는 기존 7본부로 구성된 재무자문 부문을 10본부 체제로 확대 개편했다. 부동산, 실사, 중소·중견기업 서비스 본부 등을 신설했다.

김 대표는 “시장이 원하는 바를 포착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조직을 세분화했다”며 “연주자들을 조화롭게 이끌어 곡을 완주하는 지휘자처럼 다양한 조직의 전문가들을 아울러 좋은 결과를 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선한결/박종관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