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DX플랫폼 '화물잇고' 출시. 사진=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 DX플랫폼 '화물잇고' 출시. 사진=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가 새로운 화물운송 중개 DX(디지털 전환) 플랫폼 '화물잇고'를 선보이면서 37조원 규모의 미들마일(middle mile) 시장에 진출한다. 미들마일은 제조업체로부터 상품을 수거해 최종 소비자에게 배송하기 전 물류 '중간 단계'로 아직 디지털 전환 속도가 더뎌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마지막 볼모지'로 꼽힌다. 이에 따라 통신 3사 모두 미들마일 시장에 참전하게 됐다. 경쟁사인 SK텔레콤은 자회사 티맵모빌리티를 통해 지난 2월 화물운송 중개 솔루션 '티맵화물'를 선보였고, KT 역시 지난해 화물 중개·운송 플랫폼 브로캐리를 출시했다.

37조 미들마일 시장 본격 진출…LG유플 '화물잇고' 이달 출시

LG유플러스, DX플랫폼 '화물잇고' 출시. 사진=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 DX플랫폼 '화물잇고' 출시. 사진=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접수·배차·운송·정산 등 화물 중개 및 운송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한번에 제공하는 DX 플랫폼 ‘화물잇고’를 이달 출시한다고 16일 밝혔다. 이전 오전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임장혁 LG유플러스 전무·기업신사업그룹장은 "화물·운송·중개 플랫폼 시장은 디지털화로 전환되는 경쟁력 판이 갖춰지고 있는 단계"라면서 "LG유플러스의 DX 역량을 잘 활용해 이 시장에서 (LG유플러스가) 어느정도 포지션(지위)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으로 판단된다. 향후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업 기회를 열어두고 지속적으로 물류 플랫폼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물잇고가 진출하는 미들마일 물류시장은 제조업체로부터 상품을 수거하는 단계인 ‘퍼스트 마일’, 최종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단계인 ‘라스트 마일’의 중간단계로 주로 기업 간 거래(B2B)로 이뤄지고 있다. 그간 영세기업 중심으로 운영돼 배차 오류, 화물과 차주 간 분쟁, 정산 지연 등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LG유플러스는 이같은 비효율성을 개선해 화물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포부다.

화물잇고는 화물 차량을 배차하는 주선사와 화물을 운송하는 차주를 이어주는 플랫폼으로 △화물주문관리(OMS) △운송현황관리(TMS) △결제정산관리(PMS) 등 기능을 제공한다. 주선사는 주문과 스마트 배차 관리를 받을 수 있고, 차주는 최적배차와 화물 길안내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예컨대, 주선사가 화물을 등록하면 실시간 배차 요청 알림, 최적 운임료 측정, 실시간 운송 트래킹, 화주사 화물 트래킹 지도 등이 제공된다. 또한, 운송료 카드 결제, 각종 거래 내역서 다운로드, 월별 리포트 등을 통해 빠른 정산과 효율적인 실적 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운송 후 후속 업무를 간소화하도록 했다.

회사 측은 서비스 개발을 위해 실제 중대형 주선사와 현장 조사를 통해 수개월에 걸쳐 실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실증 서비스를 실시했다. 실증에 참여한 최승락 강동물류 회장은 "기존에는 배차 담당자와 차주가 매번 전화로 소통하고 운행 종료 후에는 엑셀로 결과를 정리해왔는데 플랫폼을 사용하니 업무량과 소요시간이 확연히 감소했다"며 "화물잇고가 국내 주선사들과 차주들의 업무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켜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화물잇고는 차주에게도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화물 추천 서비스, 업무 스케줄 제안, 운행 기록 관리 등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LG유플러스는 소개했다. 또한 화물·운송 상호 평가 시스템을 통해 상습 운임 미지급 화물을 필터링, 수익성 관리가 용이하도록 돕는다. 업계 최초로 화물차 전용 내비게이션 기능을 적용해 유턴 불가 구간, 좁은 길 회피, 터널·교량 높이 제한 등 최적의 화물 길 안내로 차주들에게 불필요한 운행을 줄일 수 있도록 안내한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3년 내 매출 1500억 목표…빠르게 시장 안착할 것"

LG유플러스, DX플랫폼 '화물잇고' 출시. 사진=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 DX플랫폼 '화물잇고' 출시. 사진=LG유플러스 제공
미들마일 시장은 지난해부터 IT 기업들이 화물 중개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든 분야다. 아직 뚜렷한 선도 사업자가 없다. LG유플러스는 화물 중개업의 특성상 빠른 물류 네트워크 및 인프라 구축이 시장 선점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만큼, 기존 사업자들과 손을 잡는 방법을 택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서비스 출시에 앞서 강동물류, 디버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강동물류의 경우 700여 대의 운송 차량과 매출 300억원 이상 규모로 상위 5%에 속하는 화물 운송 중개 기업"이라며 "라스트마일 디지털물류 스타트업인 디버는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로 탄탄한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빠른 정산을 위해 신한카드와도 손을 잡았다. 기존 화물 시장에서 화주·주선사·차주에 걸친 복잡한 대금 지급으로 인한 정산지연이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왔다. 화물운전자 복지카드 발급 1위인 신한카드와 함께 화물 운송료 전용 결제카드를 도입해 주선사가 당장 현금이 없거나 화주에게 정산 받기 전이라도 운임료 선정산을 가능하게 해 편의성을 도모했다.

LG유플러스는 화물잇고 출시 초기 빠른 시장 안착을 위해 당분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기존 시장 강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화물잇고를 빠르게 성장시켜 3년 내 1500억원 이상의 매출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임장혁 LG유플러스 전무·기업신사업그룹장은 “커넥티드 카, C-ITS·자율주행 등 다양한 B2B 모빌리티 분야에서 쌓아온 DX 경쟁력에 더해 업계 전문 파트너사의 역량을 활용하면 경쟁사 보다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화물 정보 포탈 서비스이자 강력한 DX 플랫폼인 화물잇고를 통해 상생하는 화물 시장 생태계를 빠르게 조성하고 아날로그 시장에 물류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