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줄이려고 '법인' 만들었다가…'날벼락' [도정환의 상속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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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법인, 상속인 될 수 없지만 포괄적 유증은 가능
법인 주주가 실제 상속인이라면…상속세 부담해야
법인, 상속인 될 수 없지만 포괄적 유증은 가능
법인 주주가 실제 상속인이라면…상속세 부담해야
나성실씨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반듯하게 자랐습니다. 대학 졸업 후 중소기업에 취직했습니다. 나성실씨의 어머니 또한 홀로 아이를 키우면서 악착같이 일했습니다. 투자금을 모아 부동산 투자로 불려 70억원대의 자산가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풍족한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성실씨의 어머니는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못한 끝에 암에 걸렸습니다. 담당의사로부터 앞으로 얼마 살지 못한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습니다. 성실씨의 어머니는 현명한 상속을 위해 고민했습니다. 평소 세금에 관심이 많던 지인에게 아들이 법인을 세워 법인이 상속을 받으면 세금을 절반이상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렇게 나성실씨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법인을 세웠고, 그 법인이 어머니의 모든 재산을 상속받게 했습니다. 다음 해 법인세를 신고하러 세무서를 찾은 나성실씨는 세무공무원으로부터 나성실씨가 상속세를 납부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나성실씨가 직접적으로 상속받은 재산이 없는데 상속세를 내라니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이게 맞는 걸까요. 우선 '법인은 상속인이 될 수 있을까' 부터 의문이 풀려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민법에 따르면 상속인은 자연인에 한정하고 있습니다(제1000조). 따라서 법인은 원칙적으로는 상속인이 될수 없지만 포괄적 유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상속과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법인으로 상속(유증)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법인이 포괄적 유증을 받으면 해당 법인은 상속세 대신 법인세를 부담합니다. 상속재산이 200억원 이하일 경우 법인세 한계세율은 20.9%(지방소득세 포함)로 상속세 최고세율인 50%의 절반밖에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개인이 상속받지 않고 법인이 상속(유증)을 받을 경우 반 이상의 상속세를 절감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번 사례의 경우 법인이 상속을 받더라도 그 법인의 주주가 100%로 나성실씨입니다. 따라서 상속으로 인한 이득은 실질적으로 나성실씨가 얻게 됩니다.
어떤 형태로 상속을 받느냐에 따라 세금이 차이가 난다면 모든 사람들이 유리한 쪽으로만 상속을 받으려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편법을 방지하고자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는 상속인(또는 직계비속)이 주주로 있는 영리법인에게 포괄적 유증을 하면 그 상속인(또는 직계비속)이 상속세를 부담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법인에 상속(유증)받은 재산에 대해서 법인세를 납부하는데, 그 법인의 주주가 다시 상속세를 부담한다면 동일한 상속재산에 대해 이중으로 세금을 납부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상속세및증여세법에서는 주주가 납부해야 하는 상속세를 계산할 때 이미 부담한 법인세(상당액)를 공제해 주고 있습니다.
다만, 그 공제해 주는 법인세는 실제로 법인이 납부한 법인세가 아니라 10%의 세율을 적용한 법인세만 공제하고 있습니다. 법인이 받은 상속재산이 2억원을 초과할 경우 10%보다 높은 세율이 적용되어 실질적으로 납부한 법인세보다 더 작은 금액을 공제하게 되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사례에서 나성실씨가 직접 상속받을 경우와 법인으로 상속받을 경우 납부해야할 세금은 얼마일까요? 먼저 개인으로 상속받을 경우 아래와 같이 납부할 세액이 약 28억원입니다. 반면, 법인으로 상속받을 경우 납부할 세액이 약 35억3000만원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법인으로 상속받을 경우 개인에게도 상속세가 부과됩니다. 개인이 납부할 상속세에서 법인세를 차감해주지만, 법인이 납부한 법인세는 14억4000만 원인 반면, 상속세에서 차감해주는 법인세는 7억 원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법인으로 상속을 받는다고 해서 꼭 세금이 절약되는 것은 아닙니다. 나성실씨의 경우처럼 법인으로 상속받아도 추가 상속세 과세규정 때문에 오히려 세금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법인으로 상속을 받을 계획이 있는 경우 전문가를 찾아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한서회계법인 도정환 세무사, 회계사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하지만 이들의 풍족한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성실씨의 어머니는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못한 끝에 암에 걸렸습니다. 담당의사로부터 앞으로 얼마 살지 못한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습니다. 성실씨의 어머니는 현명한 상속을 위해 고민했습니다. 평소 세금에 관심이 많던 지인에게 아들이 법인을 세워 법인이 상속을 받으면 세금을 절반이상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렇게 나성실씨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법인을 세웠고, 그 법인이 어머니의 모든 재산을 상속받게 했습니다. 다음 해 법인세를 신고하러 세무서를 찾은 나성실씨는 세무공무원으로부터 나성실씨가 상속세를 납부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나성실씨가 직접적으로 상속받은 재산이 없는데 상속세를 내라니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이게 맞는 걸까요. 우선 '법인은 상속인이 될 수 있을까' 부터 의문이 풀려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민법에 따르면 상속인은 자연인에 한정하고 있습니다(제1000조). 따라서 법인은 원칙적으로는 상속인이 될수 없지만 포괄적 유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상속과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법인으로 상속(유증)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법인이 포괄적 유증을 받으면 해당 법인은 상속세 대신 법인세를 부담합니다. 상속재산이 200억원 이하일 경우 법인세 한계세율은 20.9%(지방소득세 포함)로 상속세 최고세율인 50%의 절반밖에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개인이 상속받지 않고 법인이 상속(유증)을 받을 경우 반 이상의 상속세를 절감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번 사례의 경우 법인이 상속을 받더라도 그 법인의 주주가 100%로 나성실씨입니다. 따라서 상속으로 인한 이득은 실질적으로 나성실씨가 얻게 됩니다.
어떤 형태로 상속을 받느냐에 따라 세금이 차이가 난다면 모든 사람들이 유리한 쪽으로만 상속을 받으려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편법을 방지하고자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는 상속인(또는 직계비속)이 주주로 있는 영리법인에게 포괄적 유증을 하면 그 상속인(또는 직계비속)이 상속세를 부담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상속세및증여세법 제3조의 2【상속세 납부의무】
② 특별연고자 또는 수유자가 영리법인인 경우로서 그 영리법인의 주주 또는 출자자(이하 “주주등”이라 한다) 중 상속인과 그 직계비속이 있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계산한 지분상당액을 그 상속인 및 직계비속이 납부할 의무가 있다.
문제는 법인에 상속(유증)받은 재산에 대해서 법인세를 납부하는데, 그 법인의 주주가 다시 상속세를 부담한다면 동일한 상속재산에 대해 이중으로 세금을 납부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상속세및증여세법에서는 주주가 납부해야 하는 상속세를 계산할 때 이미 부담한 법인세(상당액)를 공제해 주고 있습니다.
다만, 그 공제해 주는 법인세는 실제로 법인이 납부한 법인세가 아니라 10%의 세율을 적용한 법인세만 공제하고 있습니다. 법인이 받은 상속재산이 2억원을 초과할 경우 10%보다 높은 세율이 적용되어 실질적으로 납부한 법인세보다 더 작은 금액을 공제하게 되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령 제3조【상속세 납부의무】
② 법 제3조의 2 제2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계산한 지분상당액”이란 다음 계산식에 따라 계산한 금액을 말한다.
{영리법인이 받았거나 받을 상속재산에 대한 상속세 상당액-(영리법인이 받았거나 받을 상속재산 × 10%)} × 상속인과 그 직계비속의 주식 또는 출자지분의 비율
그렇다면 이번 사례에서 나성실씨가 직접 상속받을 경우와 법인으로 상속받을 경우 납부해야할 세금은 얼마일까요? 먼저 개인으로 상속받을 경우 아래와 같이 납부할 세액이 약 28억원입니다. 반면, 법인으로 상속받을 경우 납부할 세액이 약 35억3000만원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법인으로 상속받을 경우 개인에게도 상속세가 부과됩니다. 개인이 납부할 상속세에서 법인세를 차감해주지만, 법인이 납부한 법인세는 14억4000만 원인 반면, 상속세에서 차감해주는 법인세는 7억 원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법인으로 상속을 받는다고 해서 꼭 세금이 절약되는 것은 아닙니다. 나성실씨의 경우처럼 법인으로 상속받아도 추가 상속세 과세규정 때문에 오히려 세금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법인으로 상속을 받을 계획이 있는 경우 전문가를 찾아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한서회계법인 도정환 세무사, 회계사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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