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를 계기로 김기현 국민의힘 지도부가 '2기 체제'의 닻을 올리게 됐다. 김기현 대표는 '대통령실과 여당의 관계 재정립'을 천명하며 체질 개선을 다짐했다.

김 대표는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는 우리 당이 변해야 한다고 하는 민심의 죽비였다"며 3대 혁신 방향과 6대 실천 과제를 발표했다.

김 대표는 우선 3대 혁신 방향으로 △서민 친화형 정책 강화 △민심에 부합하는 인사 상향식 공천 △도덕성과 책임성 강화를 내세웠다. 그는 "공천 과정에서 능력을 철저하게 검증하여 경쟁력 있는 후보가 상향식 원칙에 따라 공천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6대 실천 과제로는 당 혁신 기구 출범 등을 거론했다. 김 대표는 "국민의힘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당의 전략, 메시지, 정책, 홍보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하여 혁신하도록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내년 4월로 예정된 총선과 관련해서는 준비 기구를 조기 출범시켜 "총선의 기획과 전략, 공약까지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했다. 인재 영입위원회도 별도로 구성한다.

김 대표는 "당과 정부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보다 건강하게 하겠다"며 "당·정·대 관계에 있어서 당이 민심을 전달하여 반영하는 주도적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현안에 대해 사전에 긴밀히 조율하는 방식으로 당·정·대가 엇박자를 내지 않도록 하되, 그럼에도 민심과 동떨어진 사안이 생기면 그 시정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여 관철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간 당내 비윤계 인사들이 해온 '수직적 당정 관계'에 대한 지적을 일부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이후 비공개 최고위 회의를 열고 김예지 지명직 최고위원, 이만희 사무총장, 유의동 정책위의장, 함경우 조직부총장, 박정하 수석대변인, 윤희석 선임대변인, 김성원 여의도연구원장 등 7명의 임명직 당직자 인선을 확정했다.

김 대표가 "수도권의 인물들을 전진 배치하고, 취약계층을 대변하는 인사를 기용하겠다"고 예고한 대로, 비교적 친윤(친윤석열) 색채가 옅은 수도권 인사를 중심으로 인선이 이뤄졌다.

특히 정부와 정책 조율 최전선에 서게 될 정책위의장에 기용된 3선 유의동 의원은 한때 '유승민계'로 분류되기도 했던 인사다.

공천 실무와 당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사무총장에도 계파색이 옅은 이만희 의원이 기용됐고, 다른 임명직 당직자들 역시 뚜렷한 계파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