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우웩!" 이게 학식이냐…발칵 뒤집힌 유명 대학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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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국제캠 학식서 못·벌레 등 이물질 다수 발견
2학기 급식 업체 변경 후 문제 발생…학생들 '공분'
학교 측 "신고센터 운영, 주기적 모니터링 실시할 것"
2학기 급식 업체 변경 후 문제 발생…학생들 '공분'
학교 측 "신고센터 운영, 주기적 모니터링 실시할 것"
얼마 전 경희대 국제캠퍼스 학생 식당에서 벌레와 케이블타이, 못 등 이물질이 잇따라 발견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학교 측은 16일 입장문을 내고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학생 식당 위생 문제와 관련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즉각적인 시정조치 및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 방안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4일 한 대학교 익명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5500원짜리 학식에서 벌레가 나왔다고 주장하는 재학생의 글과 함께 사진 여러 장이 올라왔다. 이 학생은 학식 메뉴로 나온 '뼈 없는 감자탕' 사진을 공개한 뒤, "이건 들깻가루가 아니고 벌레이지 않냐. 아무리 봐도 다리가 있다. 내가 가져온 음식은 운이 없어서 저렇게 (벌레가) 많았나 보다"고 밝혔다. 학생이 제공한 사진에는 국물 위에 벌레 여러 마리가 둥둥 떠다니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문제가 된 학식은 5500원에 판매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본 다른 학생들은 "비슷한 일을 겪었다"며 공감의 목소리를 보내는 한편, 가격에 비해 부실한 학식의 위생 상태에 대한 문제 제기를 이어갔다. 학생들이 공유한 피해사례의 예시로는 한 메뉴에서 못이 나오는가 하면, 칼국수에선 유리 조각이, 케이블타이에 묶인 김치 등이 있었다. 이외에도 벌레뿐만 아니라 계란국에는 포장 비닐 쓰레기가 들어있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은 2학기 시작을 맞았던 지난 9월, 이 학교 측이 새로운 학식 업체를 선정하고 운영하면서 불거졌다. 업체를 바꾼 뒤로 학식의 품질이 떨어지고, 이물질이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했다는 게 학생들의 주장이다. 학생들은 학교 측에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해결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 신고 방법 알아 왔다. 우리 권리는 우리가 찾자", "학식 업체 바꾸기 전에는 절대 안 먹겠다", "이쯤 되면 편의점 도시락 놔두고 학식 먹는 사람이 호구다" 등의 반응까지 나왔다. 이날 한경닷컴이 식약처에 문의해 확인한 결과, 부정불량식품 신고전화(1399)와 국민 신문고로 해당 학교 학식의 이물 및 위생 관련 민원 신청이 여러 번 접수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신고가 들어오면 조사를 나가게끔 돼 있어서 관할 지자체와 식약청 등이 방문해 학교 내 식당 위생 점검에 나설 예정"이라며 "이물 혼합 원인 조사를 실시해 문제를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한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안 그래도 급식 업체를 바꾼 뒤로 학생들 민원이 많이 들어와서 업체 측에 공문을 여러 차례 보냈다. 그런데 그 이후에도 계속 이물질 발견 관련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라며 "운영 업체 측은 조리장이나 영양사를 추가 채용하고 위생 교육 철저히 하면서 해당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기로 했다. 학교 측에서도 별도로 학생 식당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물질이 나오면 신고할 수 있도록 신고센터 운영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선 방안이 충분치 않거나, 실질적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운영업체와의 계약 해지 등을 포함한 법적조치 등도 고려하고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학식 위생 문제로 골머리를 앓은 건 이 학교만의 일이 아니다. 학식은 '고물가 시대'의 장기화로 한 끼 식사가 부담되는 학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으나, 현재 일부 여론이 뒤바뀐 모습이다. 서울 소재의 한 대학교 내 학생 식당을 자주 찾는다는 20대 대학생 김모 씨가 "학생 식당은 값이 싼 것에 비해 위생 관리가 안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다"며 "학식이 부실해 학생 차원의 민원을 넣어도 잘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차라리 편의점에서 사 먹는 게 훨씬 나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지난달 8일 대구 남구보건소에는 "대학교 급식을 먹고 복통이 있다"는 신고가 여러 건 접수되기도 했다. 보건 당국이 같은 달 4일부터 7일까지 대학교 구내식당을 이용한 교직원과 학생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67명이 설사 및 복통 등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현재까지 정확한 원인 규명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학식의 저렴한 가격 때문에 종종 품질이 떨어지거나 위생 관리가 소홀해지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경우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는 것. 또한 학식 업체는 경쟁력 유지를 위해 재료 비용이나 인건비를 줄이고, 음식의 다양성이나 양을 감소시키는 경우도 여럿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식약처 식품 관리총괄과 관계자는 "대학교는 식자재로부터 유입되는 이물혼입 예방을 위해 세척 및 선별을 철저히 하고, 방충 방소 등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학생 등이 식품 섭취 중에 이물을 발견할 경우, 대학 측에 해당 사실을 알리고 이물과 증거 제품을 확보해 부정 불량식품 신고센터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지난 14일 한 대학교 익명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5500원짜리 학식에서 벌레가 나왔다고 주장하는 재학생의 글과 함께 사진 여러 장이 올라왔다. 이 학생은 학식 메뉴로 나온 '뼈 없는 감자탕' 사진을 공개한 뒤, "이건 들깻가루가 아니고 벌레이지 않냐. 아무리 봐도 다리가 있다. 내가 가져온 음식은 운이 없어서 저렇게 (벌레가) 많았나 보다"고 밝혔다. 학생이 제공한 사진에는 국물 위에 벌레 여러 마리가 둥둥 떠다니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문제가 된 학식은 5500원에 판매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본 다른 학생들은 "비슷한 일을 겪었다"며 공감의 목소리를 보내는 한편, 가격에 비해 부실한 학식의 위생 상태에 대한 문제 제기를 이어갔다. 학생들이 공유한 피해사례의 예시로는 한 메뉴에서 못이 나오는가 하면, 칼국수에선 유리 조각이, 케이블타이에 묶인 김치 등이 있었다. 이외에도 벌레뿐만 아니라 계란국에는 포장 비닐 쓰레기가 들어있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은 2학기 시작을 맞았던 지난 9월, 이 학교 측이 새로운 학식 업체를 선정하고 운영하면서 불거졌다. 업체를 바꾼 뒤로 학식의 품질이 떨어지고, 이물질이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했다는 게 학생들의 주장이다. 학생들은 학교 측에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해결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 신고 방법 알아 왔다. 우리 권리는 우리가 찾자", "학식 업체 바꾸기 전에는 절대 안 먹겠다", "이쯤 되면 편의점 도시락 놔두고 학식 먹는 사람이 호구다" 등의 반응까지 나왔다. 이날 한경닷컴이 식약처에 문의해 확인한 결과, 부정불량식품 신고전화(1399)와 국민 신문고로 해당 학교 학식의 이물 및 위생 관련 민원 신청이 여러 번 접수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신고가 들어오면 조사를 나가게끔 돼 있어서 관할 지자체와 식약청 등이 방문해 학교 내 식당 위생 점검에 나설 예정"이라며 "이물 혼합 원인 조사를 실시해 문제를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한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안 그래도 급식 업체를 바꾼 뒤로 학생들 민원이 많이 들어와서 업체 측에 공문을 여러 차례 보냈다. 그런데 그 이후에도 계속 이물질 발견 관련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라며 "운영 업체 측은 조리장이나 영양사를 추가 채용하고 위생 교육 철저히 하면서 해당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기로 했다. 학교 측에서도 별도로 학생 식당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물질이 나오면 신고할 수 있도록 신고센터 운영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선 방안이 충분치 않거나, 실질적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운영업체와의 계약 해지 등을 포함한 법적조치 등도 고려하고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학식 위생 문제로 골머리를 앓은 건 이 학교만의 일이 아니다. 학식은 '고물가 시대'의 장기화로 한 끼 식사가 부담되는 학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으나, 현재 일부 여론이 뒤바뀐 모습이다. 서울 소재의 한 대학교 내 학생 식당을 자주 찾는다는 20대 대학생 김모 씨가 "학생 식당은 값이 싼 것에 비해 위생 관리가 안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다"며 "학식이 부실해 학생 차원의 민원을 넣어도 잘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차라리 편의점에서 사 먹는 게 훨씬 나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지난달 8일 대구 남구보건소에는 "대학교 급식을 먹고 복통이 있다"는 신고가 여러 건 접수되기도 했다. 보건 당국이 같은 달 4일부터 7일까지 대학교 구내식당을 이용한 교직원과 학생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67명이 설사 및 복통 등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현재까지 정확한 원인 규명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학식의 저렴한 가격 때문에 종종 품질이 떨어지거나 위생 관리가 소홀해지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경우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는 것. 또한 학식 업체는 경쟁력 유지를 위해 재료 비용이나 인건비를 줄이고, 음식의 다양성이나 양을 감소시키는 경우도 여럿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식약처 식품 관리총괄과 관계자는 "대학교는 식자재로부터 유입되는 이물혼입 예방을 위해 세척 및 선별을 철저히 하고, 방충 방소 등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학생 등이 식품 섭취 중에 이물을 발견할 경우, 대학 측에 해당 사실을 알리고 이물과 증거 제품을 확보해 부정 불량식품 신고센터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