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10월 정점 찍는 공매도…숏커버링 예상 종목은?
※한경 마켓PRO 텔레그램을 구독하시면 프리미엄 투자 콘텐츠를 보다 편리하게 볼 수 있습니다. 텔레그렘에서 마켓PRO를 검색하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공매도 잔고비율 10월께 고점 찍고 연말까지 하락하는 계절성 보여
공매도 잔고 많고 낙폭 큰 22개 종목 중 절반이 2차전지 관련주
 사진=한경DB
사진=한경DB
공매도 잔고 비율이 매년 10월께 정점을 찍고 연말까지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거래를 한 투자자 중 일부가 장부 마감(북클로징)을 앞두고 일부 매도 포지션을 정리하기 때문이다. 빌려서 판 주식을 갚기 위해 되사는 ‘숏커버링’을 활용하면 짭짤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으면서 올해 고점 대비 낙폭이 큰 종목은 엘앤에프, 대주전자재료, 엔케이맥스 등이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200지수와 코스닥150지수에 편입된 종목들의 평균 공매도 잔고 비중이 올해 들어 가장 높았던 날은 1.69%를 기록한 지난 4일이었다. 현재는 1.63%까지 하락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코스피의 공매도 비중은 10월 초‧중순을 정점으로 12월 초‧중순까지 하락한다”며 “현재 공매도 비중이 올해 상단에 근접해 있고, 연중 고점 대비 주가 하락폭이 큰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작년에 평균 공매도 잔고 비중이 가장 높았던 날은 9월28일(1.21%)이었고, 연말에는 1.03%까지 하락했다. 2021년에도 10월12일(0.99%)에 정점을 찍은 뒤 0.90%로 마감했다. 2017~2019년에도 9월하순에 고점을 기록했고, 연말에는 0.1%포인트 가량 낮아져 한 해 거래를 마쳤다.

특히 올해는 공매도 거래가 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당국이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불법 공매도를 적발하고, 조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BNP파리바 홍콩법인과 홍콩 HSBC가 수개월에 걸쳐 무차입 공매도를 한 행위를 적발하고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김정태 금감원 부원장보는 “향후 유사한 글로벌 IB를 대상으로 조사를 확대하고, 수탁 증권회사의 위반 가능성 여부 등에 대해서도 검사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경 마켓RPO는 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서비스를 활용해 지난 11일 기준 공매도 잔고 비율이 3% 이상이면서 최근 3개월동안 주가가 15% 이상 하락한 22개 종목을 추렸다. 주가가 크게 하락했으면 공매도 거래를 한 투자자가 수익을 확정하려 할 유인이 있다. 특히 2차전지 관련 종목이 추려진 종목의 절반을 차지했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추려진 종목 중 공매도 잔고 비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엘앤에프다. 전체 주식수 대비 공매도 거래가 이뤄진 비율이 6.91%로, 지난달 13일 8.04%에서 낮아지는 중이다. 최근 3개월 동안 주가는 33.32%나 하락했다. 추려진 종목 중 두 번째로 낙폭이 크다. 올해 4월19일의 고점 33만7000원과 비교하면 반토막 이하로 하락했다.

이외에도 대주전자재료(이하 공매도 잔고비율 6.25%), 후성(5.49%), 씨아이에스(5.41%), 서진시스템(4.95%), 에코프로비엠(4.24%),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4.15%), 엔켐(4.03%), SKC(3.80%), LB세미콘(3.13%), 코스모화학(3.10%) 등 2차전지 테마에 포함된 종목 다수가 공매도 잔고 비율이 높고 주가 낙폭이 큰 종목으로 꼽혔다.

공매도 잔고 비율이 3% 이상인 종목 중 주가 낙폭이 가장 큰 종목은 두산퓨얼셀로, 최근 3개월 동안 34.34%가 하락했다. 수소연료전지를 만드는 이 회사는 올해 수소산업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로 1분기 이후 주가가 내리막을 탔다. 최규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본업의 펀더멘털과 역량은 올해를 기점으로 개선‧강화될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숫자를 통해 시장에 (성장에 대한) 신뢰를 다시 심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2차전지 관련종목을 제외하면 바이오종목인 엔케이맥스의 공매도 잔고비율이 5.60%로 가장 높았다. 최근 3개월동안 주가 낙폭은 18.92%다. 자가 자연살해(NK)세포를 활용한 항암 세포치료제를 개발 중인 이 회사는 미국 임상 관련 모멘텀과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 확대 기대에 올 여름 주가가 급등했지만, 이후 내리막을 타고 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