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주물을 자유자재로"…삼영기계의 '주조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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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선임기자가 간다
3D 프린터로 수작업 60% 절감
갤러리아백화점 예술적 외관 구현
선박용 피스톤·실린더 독보적 강자
3D 프린터로 수작업 60% 절감
갤러리아백화점 예술적 외관 구현
선박용 피스톤·실린더 독보적 강자
경기 광교신도시에 3년 전 들어선 갤러리아백화점은 외벽(파사드)에 돌출된 유리 구조물(사진)로 눈길을 끈다. 네덜란드 건축설계사무소 OMA가 보석이 박힌 듯한 형상을 디자인한 작품이다. 그러나 시공을 맡은 한화건설은 준공 일정을 맞추지 못할 뻔했다. 설계안이 요구한 파사드의 각 꼭짓점에서 여러 각도로 불규칙하게 뻗어나가는 ‘비정형 노드(node)’를 구현할 공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백방으로 수소문하던 한화건설이 찾은 기업이 삼영기계다. 주조 전문회사인 삼영기계는 3차원(3D) 프린팅 기술로 이를 해결했다. 지난 13일 만난 한국현 삼영기계 사장은 “500개 이상의 각기 다른 형태의 노드를 전통적인 주조 방식으로 제작하려면 금속을 하나하나 깎아야 했다”며 “3D 프린팅 기술 덕에 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도 비정형 노드를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1975년 설립된 삼영기계는 주조 기반 엔진 부품 전문회사다. 뜨거운 쇳물을 부어 피스톤, 실린더 헤드, 실린더 라이너, 엔진 블록 등을 제조한다. 철도나 선박 엔진, 발전소 등에 쓰이는 중속(400~1000rpm) 엔진에 특화돼 있다. 삼영기계는 1980년대 이 같은 엔진 부품을 처음으로 국산화했다. 중속 엔진 피스톤 분야에선 세계 3대 기업으로 꼽힌다.
삼영기계가 3D 프린팅 기술 개발에 나선 건 삼성전자에 근무하던 한 사장이 2세 경영자로 회사에 합류하면서다. ‘100년 기업을 만들고 싶다’던 부친 한금태 회장을 돕기 위해 들어왔지만, 회사의 사정은 막막했다. 근로자들과의 간담회에선 “주조 공장을 몇 년이나 더 할 수 있느냐”는 날 선 질문이 날아왔다.
중국으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미봉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주조 공정의 노하우가 노출돼 결국 경쟁력을 잃을 것’으로 봐서다. 고심 끝에 한 사장은 3D 프린팅 기술에서 해법을 찾았다. 쇳물을 부어 주물을 만들 때 쓰이는 모래 거푸집을 3D 프린팅으로 대체하는 방식이었다. 2014년부터 연구에 들어가 2020년 ‘바인더 젯팅 샌드 3D 프린터’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삼영기계는 3D 프린터를 통해 현장 수작업의 40~60% 절감 효과를 거뒀다. 시제품 제작 기간도 대폭 단축했다. 한 사장은 “인력난에 시달리는 뿌리기업이 지속 가능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디지털 전환”이라고 덧붙였다. 한 사장은 뿌리산업 발전 공로를 인정받아 이달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는다.
삼영기계의 올해 매출 목표는 작년 대비 70% 증가한 340억원 선. 원래 연매출 550억원대 회사였으나 수년 전 조선업 불황, 국내 대기업과의 기술 탈취 분쟁 등을 겪으면서 급감했다. 법적 소송이 마무리된 만큼 매출이 다시 증가할 전망이다.
공주=이정선 중기선임기자 leeway@hankyung.com
백방으로 수소문하던 한화건설이 찾은 기업이 삼영기계다. 주조 전문회사인 삼영기계는 3차원(3D) 프린팅 기술로 이를 해결했다. 지난 13일 만난 한국현 삼영기계 사장은 “500개 이상의 각기 다른 형태의 노드를 전통적인 주조 방식으로 제작하려면 금속을 하나하나 깎아야 했다”며 “3D 프린팅 기술 덕에 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도 비정형 노드를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1975년 설립된 삼영기계는 주조 기반 엔진 부품 전문회사다. 뜨거운 쇳물을 부어 피스톤, 실린더 헤드, 실린더 라이너, 엔진 블록 등을 제조한다. 철도나 선박 엔진, 발전소 등에 쓰이는 중속(400~1000rpm) 엔진에 특화돼 있다. 삼영기계는 1980년대 이 같은 엔진 부품을 처음으로 국산화했다. 중속 엔진 피스톤 분야에선 세계 3대 기업으로 꼽힌다.
삼영기계가 3D 프린팅 기술 개발에 나선 건 삼성전자에 근무하던 한 사장이 2세 경영자로 회사에 합류하면서다. ‘100년 기업을 만들고 싶다’던 부친 한금태 회장을 돕기 위해 들어왔지만, 회사의 사정은 막막했다. 근로자들과의 간담회에선 “주조 공장을 몇 년이나 더 할 수 있느냐”는 날 선 질문이 날아왔다.
중국으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미봉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주조 공정의 노하우가 노출돼 결국 경쟁력을 잃을 것’으로 봐서다. 고심 끝에 한 사장은 3D 프린팅 기술에서 해법을 찾았다. 쇳물을 부어 주물을 만들 때 쓰이는 모래 거푸집을 3D 프린팅으로 대체하는 방식이었다. 2014년부터 연구에 들어가 2020년 ‘바인더 젯팅 샌드 3D 프린터’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삼영기계는 3D 프린터를 통해 현장 수작업의 40~60% 절감 효과를 거뒀다. 시제품 제작 기간도 대폭 단축했다. 한 사장은 “인력난에 시달리는 뿌리기업이 지속 가능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디지털 전환”이라고 덧붙였다. 한 사장은 뿌리산업 발전 공로를 인정받아 이달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는다.
삼영기계의 올해 매출 목표는 작년 대비 70% 증가한 340억원 선. 원래 연매출 550억원대 회사였으나 수년 전 조선업 불황, 국내 대기업과의 기술 탈취 분쟁 등을 겪으면서 급감했다. 법적 소송이 마무리된 만큼 매출이 다시 증가할 전망이다.
공주=이정선 중기선임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