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팔 작가 시상식 돌연 연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출신 소설가 아다니아 시블리는 당초 이달 20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산하 문학진흥단체 리트프롬이 수여하는 리베라투르상을 받을 예정이었다.
이 상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아랍권 문학을 독일 독자에게 알린다는 취지로 1987년 제정된 문학상으로 매년 해당 지역 여성 작가 1인한테 수여된다.
그런데 리트프롬은 지난 13일 돌연 시상식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 단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 수백만 명이 고통받도록 한 하마스가 시작한 전쟁 탓"이라고 배경을 설명하면서, 시상식을 연기한다는 건 작가와 '공동으로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블리의 저작권 대리인은 작가의 동의 없이 시상식 연기 결정이 내려졌다는 입장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시블리의 저작권 대리인은 만약 예정대로 이달 20일 시상식이 열렸다면 시블리가 이 자리를 "이처럼 잔인하고 고통스러운 시기에 문학의 역할이 무엇일지 성찰하는 기회로 삼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세계 문학계에서는 상당한 파장이 일었다.
2017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리비아 출신 소설가 히샴 마타르 등 세계 작가 350여명이 공개서한을 보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최 측을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이 끔찍하고 잔혹한 시기에 (주최 측은) 팔레스타인 작가들이 그들의 생각과 감정, 문학에 대한 소견을 공유할 공간을 폐쇄하는 게 아니라 만들어낼 책임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독일 국내에선 시블리가 리베라투르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일부 심사위원이 사퇴하는 등 예전부터 논란이 불거진 상황이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2020년 영어로 출간된 시블리의 소설 '마이너 디테일'(사소한 세부사항)은 1949년 이스라엘 군부대가 베두인족 소녀를 살해한 실화와, 수십 년 뒤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행정도시 라말라에서 이 범죄를 조사하는 가상의 여성 언론인 이야기를 병치시켰다.
이 소설은 미국에서 미국도서상(National Book Awards)과 국제도서상(interNational Book Awards) 후보에 오르는 등 상당한 반향을 끌어냈다.
그러나 독일 진보매체 타게스차이퉁(Taz)은 "이 짧은 소설에서 등장하는 모든 이스라엘인은 성폭행범이거나 살인자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은 독살되거나 폭력적인 점령군에 의한 희생자들로 나온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