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1.2%, 브렌트유 1.4% ↓…"이-팔 전쟁, 단기적 공급 위협 안될 것"
국제유가, 베네수엘라 수출제재 완화 기대 등으로 1% 이상 하락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조만간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 제재를 완화하는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국제유가가 1% 이상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분쟁이 단기적으로 글로벌 석유 공급을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미 CNBC방송에 따르면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1.24달러(1.4%) 하락한 89.65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03달러(1.2%) 내린 배럴당 86.66에 장을 마쳤다.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당은 이번 주 거의 1년 만에 정치협상에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미국은 공정하고 감시가 가능한 내년 대통령 선거를 대가로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윌리엄 잭슨 신흥시장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도된 합의는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량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생산량을 불과 10년 수준으로 되돌리는데도 막대한 투자가 필요해 단기적으로 글로벌 석유 시장의 공급부족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석유 시장 분석업체 리포우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앤드루 리포우 사장은 이날 유가 하락에 대해 베네수엘라의 생산 증가 기대 때문이 아니라 "중동사태의 숨 고르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베네수엘라와의 협상은 이미 보유한 원유 재고의 수출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베네수엘라 에너지 인프라의 낙후된 상태를 고려할 때 (의미 있는) 생산 증가는 요원하다"고 덧붙였다.

시장 트레이더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은 아직 가자지구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투자 헤지펀드 어게인 캐피털의 파트너 존 킬더프는 "중동분쟁이 원유 공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억제되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다만 가자 지구 남부지역의 휴전을 위한 미국의 외교적 노력이 실패한 후 이날 가자 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이 강화됐다.

이와 관련해 지난주 유가 상승도 중동의 긴장 고조가 러시아산 원유 수출 규제를 위반한 업체에 대한 미국의 제재 등과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이라고 미 CNBC는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