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 사진=연합뉴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친윤(친윤석열계)계와 비윤(비윤석열)계의 갈등에 일찍이 불이 붙고 있다. 여당 내 대표적 '비윤계' 인사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탈당'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나섰다.

유 전 의원은 17일 CBS 라디오 '뉴스쇼'에서 "12월쯤 나는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선택할 것)"이라며 "떠나는 것, 신당을 한다는 것은 늘 열려 있는 선택지이고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12월까지 당의 변화와 쇄신을 위해서 내 역할, 목소리를 다 낼 것"이라며 "발전을 위해서라면 제 한 몸 던지는 것, 늘 기꺼이 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윤석열 정부에 대해 계속해서 비판적 의견을 내 온 그는 "나는 국민의힘이 절대 극우 정당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그런데 최근에 올수록 이 당이 더 보수화하고 더 극우화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나는 이 당에 대한 애정이 윤석열 대통령보다 훨씬 강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2월'을 마지노선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선 "2월에 가면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윤 대통령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걸 결국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과 함께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신당 창당설'이 제기되는 인물은 바로 이준석 전 대표다. 이 전 대표 역시 최근 '탈당'에 대해 미묘한 기류 변화를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 '정치쇼'에서 출연해 전날 기자 회견이 '탈당 밑 작업'이라는 일각의 평가에 "해석은 자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밑 작업할 게 뭐가 있느냐. 지난 1년 반 동안 당한 게 부족하냐"고도 했다.

1년여 전, 이 전 대표가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1년'의 징계를 받은 뒤 자신의 참모진들에게 "누구도 탈당하지 말고 각자의 위치에 있으라"며 신당 창당의 가능성을 일축했던 것과는 완전히 상황이 달라진 셈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와 관련 "아직 총선까지 6개월가량 남았기 때문에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이들이 신당 창당을 한다면 시기는 선거 3~4개월을 앞둔 시점일 것"이라며 "그전까지 최대한 당내에서 영향력을 넓혀보다가, 한계에 다다르면 창당할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고 평가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