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뿌리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2차전지인 리튬금속전지를 개발했다.

상용 2차전지인 리튬이온전지는 음극재로 흑연을 쓴다. 이와 달리 음극재로 리튬을 쓰는 리튬금속전지는 리튬이온전지보다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높다. 그러나 나뭇가지 모양의 결정이 음극 표면에 엉겨붙는 덴드라이트가 형성된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덴드라이트가 발생하면 전지의 효율과 수명이 줄어든다.

생산기술연구원 친환경열표면처리연구부 오세권 선임연구원과 숙명여대 화공생명공학부 류원희 교수 공동 연구팀은 덴드라이트 성장을 제어할 수 있는 무음극 전지 시스템을 제안했다. 무음극 전지 시스템은 음극재를 없애 부피와 무게를 줄여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것을 말한다. 이 시스템에선 집전체(전극을 지지하는 얇은 금속 판)가 전자의 이동 통로와 음극 역할을 동시에 한다.

연구팀은 3차원 다공성 구조를 갖는 구리 집전체로 무음극 전지 시스템을 개발했다. 뿌리기술의 일종인 '전해도금' 기술로 덴드라이트 성장을 제어하는 최적 구조(기공 12㎛, 두께 17㎛)를 갖는 다공성 구리 집전체를 설계했다.

전해도금 기술은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수용액 속 금속을 전도성 재료 표면에 환원, 석출시키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은 도금시 발생하는 수소 기체의 발생 속도 및 크기를 제어하면서 다공성 구리 집전체를 제작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리튬 충·방전시 수직 형태로 덴드라이트를 만드는 박막 형태 집전체와 달리, 다공성 집전체에선 리튬 이온이 3차원 구조에 갇혀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한다"며 "덴드라이트로 인한 폭발 등 안전 사고의 근본 원인을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작위적인 덴드라이트 형성을 막는 신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화학공학 분야 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에 실렸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