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확대 '후폭풍'…대학 순위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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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늘리면 의대 도전해 볼만"
N수생부터 재학생들 이탈까지
의대 유무 따라 경쟁력 희비 갈려
서울권 非의대계로 편입 늘며
지방대 '텅텅'…악순환 우려도
의대 없는 대학들 후폭풍에 ‘초비상’
![의대정원 확대 '후폭풍'…대학 순위 바뀌나](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AA.34810963.1.jpg)
입시업계에서는 정원 확대 시 의대 유무에 따라 대학의 희비가 갈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험생 사이에서는 의대, 종합병원의 유무가 대학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척도로 여겨져 비슷한 성적이면 의대가 있는 대학을 선호한다”며 “의대 유무에 따라 대학 순위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가 의대 정원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대가 없는 대학의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한 상위권 대학 입학처장은 “이미 이공계 인재 선발 자체가 어려운데, 의대 정원이 3000명 증원되면 우리 학교 입시 결과가 3000등만큼 떨어진다는 의미”라고 했다.
다른 대학 관계자는 “수험생뿐만 아니라 재학생의 대거 이탈이 예상된다”며 “입학 후 대학 공부가 아니라 의대 입시에 매달리는 학생이 늘면서 교내 면학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학교·과별 연쇄 이동으로 대학 편입 시장이 커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임 대표는 “중도 이탈하는 대학생이 많아지면서 편입생을 받지 않던 상위권 학교들도 편입생 모시기에 열을 올릴 것”이라며 “상위권 이공계를 중상위권 학생이, 중위권 이공계는 중하위권 학생이 채우는 등 연쇄적으로 학생들이 이동하면서 지방대는 공동화 현상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입시업계는 발 빠른 움직임
의대 정원 증원 소식에 학원가는 빠르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서울 목동에 있는 한 논술학원 대표는 전날 온라인 사이트에 의대 정원 증원 소식을 전하며 ‘의대 입학의 문이 넓어졌다’는 홍보글을 올렸다. 다른 입시 컨설턴트는 “의대 정원 증가의 가장 큰 수혜자는 수험생”이라고 홍보했다.입시 대비를 시작하는 연령대가 비교적 낮은 대치동 학원가에는 ‘초등 의대반’ 문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대치동에서 초등 의대 준비반을 운영하는 한 학원 대표는 “강남뿐만 아니라 서초 송파 등 여러 지역에서 입학 테스트 등을 문의해 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의대 정원을 확대하더라도 속도 조절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는 “의대 입학 가능성이 커지면서 10년 이상은 의대 쏠림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의대 정원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이공계 인재 부족 현상 해결을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