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호황 이끈 '3A 엔진' 꺼진다…교민 "韓 외환위기 시절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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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독일경제
(1) 식어가는 독일 제조업
산업생산 4개월 연속 마이너스
車(Auto), 혁신 소홀로 中에 추월
수출(Ausfuhr), 中수요둔화로 침체
노동력(Arbeitskraft), 고령화 위기
노동인구 약 30%가 15년내 정년
(1) 식어가는 독일 제조업
산업생산 4개월 연속 마이너스
車(Auto), 혁신 소홀로 中에 추월
수출(Ausfuhr), 中수요둔화로 침체
노동력(Arbeitskraft), 고령화 위기
노동인구 약 30%가 15년내 정년
독일 바이에른주의 최대 도시인 뮌헨을 찾은 것은 세계 최대 민속축제인 옥토버페스트(9월 16일~10월 3일)가 막을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도시 곳곳에는 축제를 기념하는 포스터가 여전히 붙어 있었고, 저마다 맥주잔을 들고 노천 식당을 가득 채운 사람들의 표정은 상기돼 있었다. 포브스에 따르면 올해 옥토버페스트에는 역대 최고 인원인 약 720만 명이 참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630만 명)보다도 100만 명가량 더 몰린 것이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중단됐다가 3년 만에 재개된 지난해의 참가자는 약 570만 명이었다.
산업현장과 살을 맞대고 있는 이들과 만나 보니 속살이 드러났다. 한국은행 프랑크푸르트사무소 관계자는 “금리 수준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기업들 사이에서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분데스방크(독일 중앙은행)에서도 대대적인 변화 없이는 경제 회생이 쉽지 않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독일에서 광고대행사를 운영하는 신모씨(33)는 “최근 업계에선 외환위기에 버금갈 정도로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하기도 했다.
제조업 침체는 독일 경제 성장의 엔진이 돼 온 ‘3A’ 즉 자동차(Auto) 수출(Ausfuhr) 노동력(Arbeitskraft)의 상실과 직결되고 있다. 업계에선 ‘다스아우토(Das Auto)’의 종말을 얘기한다. 다스아우토란 ‘본질에 충실한 차’를 뜻하는 폭스바겐의 슬로건으로, 100년 이상 독일 경제를 떠받쳐 온 자동차회사들의 자부심을 상징하는 말이다. 전기차 개발 혁신보다는 내연기관차 생산을 고집해 온 이들 업체는 미국 테슬라, 중국 비야디(BYD) 등에 밀려 “독일의 아킬레스건이 됐다”(폴리티코)는 평가를 받는다.
독일 수출은 8월까지 두 달 연속 후퇴했고, 기업 심리를 반영하는 수출기대지수는 9월 기준 -11.3으로 2020년 5월 이후 최악으로 악화했다. 15년 안에 전체 노동력의 약 30%가 정년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고령화 문제도 심각하다. 폴커 트라이어 독일연방상공회의소(DIHK) 대외대표는 한경에 “독일 경제는 정책적 측면에서 하루빨리 최선의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뮌헨=장서우/허세민 기자 suwu@hankyung.com
속으로 곪아가는 독일 경제
뮌헨뿐 아니라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 등 독일 주요 도시에서도 시민들이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삶을 이어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사람도 막상 건강검진을 하면 다른 결과를 받아 드는 때가 있다. 지금 독일 경제가 그렇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9월 내놓은 세계 경제 중간전망에서 올해 독일의 경제 성장률을 -0.2%로 내다봤다. 주요 20개국(G20) 중 아르헨티나(-2.0%)와 함께 유일한 마이너스 성장이다. 세계적인 고금리 환경과 무역 활동 둔화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나라가 독일이라는 진단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0월 세계 경제 전망’에서 독일의 성장률 예측치를 -0.5%로 제시했다. 7월 발표한 수정 전망(-0.3%)보다 더 내려 잡은 것이다. IMF는 “금리에 민감한 산업이 특히 약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무역 파트너국의 수요 둔화를 포함해 수많은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산업현장과 살을 맞대고 있는 이들과 만나 보니 속살이 드러났다. 한국은행 프랑크푸르트사무소 관계자는 “금리 수준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기업들 사이에서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분데스방크(독일 중앙은행)에서도 대대적인 변화 없이는 경제 회생이 쉽지 않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독일에서 광고대행사를 운영하는 신모씨(33)는 “최근 업계에선 외환위기에 버금갈 정도로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하기도 했다.
독일의 아킬레스건이 된 자동차산업
데이터에 기반한 진단서를 끊어보면 더 확연하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8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2% 감소해 시장 예상(0.1% 감소)에 못 미쳤다. 4개월 연속 뒷걸음질한 이 수치는 3~4분기 성장률 전망을 어둡게 하는 주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독일 경제의 약 27%를 차지하는 제조업이 극심한 침체에 빠진 것이다. 미하엘 휘터 쾰른경제연구소 소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에너지 집약 산업에서만 생산이 20% 가까이 쪼그라들었다”며 “독일 산업생산은 이미 2019년부터 감소세를 나타내며 2015년 수준 이하로 후퇴했고, 유로존 평균을 큰 폭으로 웃도는 임금 수준과 세금 등이 기업에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지적했다.제조업 침체는 독일 경제 성장의 엔진이 돼 온 ‘3A’ 즉 자동차(Auto) 수출(Ausfuhr) 노동력(Arbeitskraft)의 상실과 직결되고 있다. 업계에선 ‘다스아우토(Das Auto)’의 종말을 얘기한다. 다스아우토란 ‘본질에 충실한 차’를 뜻하는 폭스바겐의 슬로건으로, 100년 이상 독일 경제를 떠받쳐 온 자동차회사들의 자부심을 상징하는 말이다. 전기차 개발 혁신보다는 내연기관차 생산을 고집해 온 이들 업체는 미국 테슬라, 중국 비야디(BYD) 등에 밀려 “독일의 아킬레스건이 됐다”(폴리티코)는 평가를 받는다.
독일 수출은 8월까지 두 달 연속 후퇴했고, 기업 심리를 반영하는 수출기대지수는 9월 기준 -11.3으로 2020년 5월 이후 최악으로 악화했다. 15년 안에 전체 노동력의 약 30%가 정년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고령화 문제도 심각하다. 폴커 트라이어 독일연방상공회의소(DIHK) 대외대표는 한경에 “독일 경제는 정책적 측면에서 하루빨리 최선의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뮌헨=장서우/허세민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