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은 오는 19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면세점 홍보관 'LDF하우스'를 정식 개관한다. 이미경 기자
롯데면세점은 오는 19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면세점 홍보관 'LDF하우스'를 정식 개관한다. 이미경 기자
지난 6월 말 영업을 끝으로 인천국제공항에서 매장을 전면 철수한 롯데면세점이 시내·온라인 면세점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인의 한국 단체여행이 허용되는 등 면세업계를 둘러싼 시장환경이 나아지면서 실적 개선에 나선 것이다.

◆'국내 최초' 홍보관 개관

18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오는 19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면세점 홍보관 'LDF하우스'를 정식 개관한다. 면세업체가 면세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닌 제품 홍보를 위한 공간을 선보인 건 국내 최초다. 롯데면세점은 이곳에서 인기 상품을 진열한 뒤 구매를 원하는 방문객들을 도보 5분 거리의 롯데면세점 본점으로 유인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홍보관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롯데면세점 본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팩도 제공한다.

외국인들이 공항면세점보다 시내면세점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만큼 홍보관의 효과는 클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외국인이 시내면세점에서 결제한 금액은 8318억원으로, 동월 출국장 면세점에서 결제한 금액(658억원)보다 13배가량 많다.

롯데면세점은 홍보관이 온라인면세점 신규회원 수 증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홍보관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내·외국인 구분 없이 롯데면세점 앱에서 회원가입을 한 뒤 로그인 화면을 인증해야 한다. 홍보관 곳곳에는 QR코드를 설치해 손쉽게 온라인 롯데면세점 구매페이지로 접속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엔 온·오프라인 회원의 구분도 없애기로 했다. 기존에는 온라인 면세점 회원 등급과 오프라인 면세점 회원 등급을 별도로 구분해 혜택을 줬지만, 다음 달 14일부터는 회원의 온·오프라인 면세점 실적과 혜택을 통합해 관리하기로 했다.

◆온라인 조직 강화…관건은 '중국인'

인천공항 모습. 사진=뉴스1
인천공항 모습. 사진=뉴스1
롯데면세점이 일찍이 온라인 전담 조직을 강화한 것도 기회요인이다. 롯데면세점은 2015년 온라인면세점 조직을 마케팅부문에서 별도로 떼어내 독립시켰다. 이곳에선 온라인 전용상품을 비롯해 온라인 플랫폼 기획·개발 등을 담당한다. 성과도 가시적이다. 2015년 20%에 불과했던 온라인 매출 비중은 2017년 23%, 2019년 34%로 증가했다.

온라인 주류 판매가 허용된 건 온라인면세점 성장 속도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청은 지난 7월부터 내국인 출국자가 온라인 면세점에서 주류를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전에는 주류 온라인 판매가 금지되어 있어 점포를 방문해야만 구매할 수 있었다.

실제 지난 6월 롯데면세점의 주류 매출 가운데 인천공항점의 비중은 60%에 달했지만, 점포를 철수하고 온라인 주류 판매가 허용된 7월에 롯데면세점의 주류 매출액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실적 개선과 관련해 관건은 중국인 소비 패턴의 변화다. 코로나19 이전 중국인 관광객들은 '깃발부대' 형식으로 한국을 방문해 면세점에서 대량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엔 객단가가 낮은 개별여행객을 중심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추세다.

개별관광객들은 면세점이 아닌 로드숍이나 소규모 '핫플'에서 쇼핑을 즐긴다는 점도 면세업계엔 위기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크게 의존했던 때와는 시장환경이 변했다"며 "개별여행객의 면세점 방문을 늘리고 이들의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