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마스코트로 불리는 벨루가 '벨라'의 모습. /사진=김세린 기자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마스코트로 불리는 벨루가 '벨라'의 모습. /사진=김세린 기자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마스코트로 불리는 벨루가(흰고래) '벨라'의 방류 촉구 시위를 벌였다가 고소당한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검찰에 넘겨졌다.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활동가 8명을 업무방해와 재물손괴 혐의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16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내 벨루가 전시 수조에 '벨루가 전시 즉각 중단하라'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아크릴 벽에 붙이고, 약 1분간의 항의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수족관 앞에 강력한 접착제가 도포돼 아크릴 벽 일부가 훼손되는 일이 벌어졌다. 롯데월드는 당시 현수막을 떼어낸 후 남은 접착제 분사 부위를 갈아내거나 녹이는 등 전시 수조를 보수하는 과정에서 7억원을 파트너사에 지불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족관을 돌아다니고 있는 벨라의 모습. /사진=김세린 기자
수족관을 돌아다니고 있는 벨라의 모습. /사진=김세린 기자
아크릴 벽이 바뀌면서 향후 안전 문제, 수압 등을 계속 점검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는 게 롯데월드 측의 설명이다. 결국 롯데월드는 "수조 외벽에 피해를 보아 7억원 상당의 재물손괴를 입고 생물의 불안정한 반응과 관람객 이용 피해가 발생했다"며 재물손괴 및 업무 방해 혐의로 활동가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이에 핫핑크돌핀스는 "롯데가 피해 사실을 과도하게 부풀려 벨루가 방류 촉구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입을 막고 위축시키려는 의도"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시위 현수막을 붙이는 데 사용한 접착제와 관련, "문구점에 파는 '3M' 제품으로 쉽게 제거된다"라고도 주장했다.

다만 경찰은 롯데월드가 주장한 재물손괴 등이 인정된다고 판단, 활동가들을 검찰에 넘겼다. 시위 현장에 있던 10명 중 핫핑크돌핀스 대표 등 2명은 직접 시위에 참여하지는 않아 불송치됐다. 검찰에 송치된 이들 중에는 10대 청소년도 1명 포함됐으나, 롯데월드는 이 청소년에 대해서는 선처 탄원서를 제출했다.
"보수비 7억" vs "피해 부풀리기"…검찰로 간 '벨루가 방류시위'
앞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2014년 개장 당시 러시아에서 벨루가 3마리를 들여왔다. 하지만 2016년 4월 면역력이 약하고 잔병치레가 많았던 5세 벨루가 '벨로'가 먼저 패혈증으로 폐사했고, 3년 후인 2019년 10월 12세 '벨리'가 뒤따라 폐사했다.

이후 수족관에는 벨라만 남게 됐고, 친구 2마리가 죽은 뒤에는 관람지점과 가까운 얕은 수조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는 정형행동을 보였다. 이에 일각에서 동물 학대 논란이 일자 2019년 10월께 암컷 '벨라'를 자연 방류하기로 결정했다.

롯데월드는 벨라를 위해 현재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시위를 벌인 단체의 "롯데월드는 벨라의 바다 방생을 위한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과 관련, 롯데월드 관계자는 한경닷컴에 "바다 방생 계획은 확정된 상태로 2026년 방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벨라가 갈 곳이 정해졌지만 그곳이 언제쯤 가능할지는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벨라의 건강 상태는 양호하다. 벨라의 행복이 우리 입장에서도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