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문턱이 높아진 여파로 잔금 마련에 애를 먹는 입주예정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달 새 전국 아파트 입주율(입주 지정 기간이 도달한 아파트 가운데 자금을 완납한 가구 비중)은 6%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18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지난 8월 71.5%에서 지난달 65.1%로 6.4%포인트 떨어졌다. 미입주 사유는 기존 주택매각 지연(36.2%), 세입자 미확보(25.5%), 잔금대출 미확보(21.3%), 분양권 매도 지연(10.6%) 등 순서로 많았다. 잔금대출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지난 8월 9.8%에서 지난달 21.3%로 크게 증가한 게 눈에 띄었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높은 시중은행 대출금리와 특례보금자리론 대상 축소,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종료 등 서민 대출상품 규제 등을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존 주택매각이 늦어져 입주를 못하고 있다는 응답 비율은 같은 기간 45.1%에서 36.2%로 하락하며 대조를 이뤘다.

입주율은 지역별로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85.3%→85.4%)과 인천·경기권(79.1%→79.6%)은 입주율이 소폭 상승했다. 반면 지방은 지난 8월 69.5%에서 지난달 61.6%로 입주율이 뚝 떨어졌다. 특히 강원권(62.0%→46.6%)의 낙폭이 컸다. 외지인의 강원도 아파트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되고 있어서다.
9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 주택산업연구원 제공
9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 주택산업연구원 제공
이달 입주 전망도 밝지 않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이달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를 전월(95.6) 대비 3.2포인트 하락한 92.4로 내다봤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입주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서울의 입주전망지수는 지난달 108.5에서 이달 109.0으로 기준선인 100을 계속 상회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93.2→90.0)과 인천(103.8→92.5)은 입주전망지수가 하락했다.

주택산업연구원 측은 “정부가 지난달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며 공급확대 시그널을 보낸 것과 최근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는 게 상쇄작용을 일으켜 당분간 아파트 분양과 입주 전망이 횡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