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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에서 분양이 예상됐던 아파트 상당수가 분양 시기를 내년 이후로 늦추고 있다. 당초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나올 것으로 점쳐졌던 1만가구 이상이 내년에 공급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연내 일부 단지가 나올 채비를 하고 있다. 강남 3구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인근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된다. 올 4월부터는 중소형 추첨제가 부활해 가점이 낮은 20·30대도 노려볼 만한 ‘로또 분양’ 단지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다.
시장의 기대가 컸던 강남 3구에서 분양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실수요자 사이에서는 실망감이 적지 않다.기다리던 공급이 미뤄진 데다 일부 단지는 공사비 갈등과 조합 내분 등을 겪고 있어 언제 공급될지 기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공급은 늦어졌지만, 공사는 계획대로 추진하는 단지가 많아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강남권에서 연내 나오는 단지에 청약이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강남권 1.2만가구 공급 내년 이후로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메이플자이’(3307가구)와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1261가구) 등 당초 하반기 분양이 예상됐던 주요 대단지가 분양 일정을 내년 이후로 늦췄다. 송파구 신천동 ‘잠실래미안아이파크’(2678가구)와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레벤투스’(308가구)도 당초 연내 분양을 목표로 했지만, 내년으로 연기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초구 방배동 ‘아크로리츠카운티’(707가구) ‘래미안원페를라’(1097가구), 반포동 ‘래미안원펜타스’(641가구),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1910가구) 등도 분양 일정이 연기됐거나 연기를 고심하고 있다. 강남권에서 공급될 예정이었던 아파트 1만1909가구가 내년 이후로 미뤄진 셈이다. 이 단지들에서 나오는 일반분양 물량은 2284가구로 추정된다. 강남권 단지가 분양 시기를 늦추는 것은 최근 원자잿값과 인건비 등이 상승해 공사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분양가상한제에 묶여 일반분양가를 높게 받을 수도 없다. 높아진 공사비용을 분양가에 반영하지 못하면 조합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공급난 우려가 커지자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어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규제 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지난달 정부 대책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이 같은 기대감이 분양 일정 연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문정·대치 등 일부는 연내 분양
강남권 단지가 대거 공급 시기를 늦추면서 연내 청약에 나서는 단지에 수요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시내에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을 수 있는 지역이 적은 데다 올해 공급 가뭄으로 2~3년 후 강남권에서 신축 품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다음 달에는 현대엔지니어링과 DL이앤씨가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을 분양한다. 당초 8~9월께 분양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밀렸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18층, 14개 동, 1265가구 규모다. 전용면적 49~74㎡ 299가구가 일반 분양으로 나온다. 면적별로 살펴보면 전용 49㎡ 184가구, 59㎡ 64가구, 74㎡ 51가구 등 중소형 가구의 일반분양 비중이 높다. 현재 규제지역에서는 전용 60㎡ 이하는 60%, 60~85㎡는 30%까지 추첨제로 분양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용 49~59㎡ 248가구 중 148가구, 74㎡ 51가구 중 15가구가량이 추첨제로 공급될 전망이다. 분양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강남 3구와 용산구는 규제지역으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인근 시세 대비 합리적인 가격에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강남구 대치동에 현대건설이 짓는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282가구)도 연내 분양 목표로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하 3층~지상 16층, 282가구 규모다. 이 중 79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나온다. 현대건설은 오는 12월 분양을 예상하고 있다. 다만 인허가 등 변수가 있어 내년 초로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후분양은 자금 조달 유의해야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은 후분양 단지다. 다음 달 분양 절차를 거쳐 내년 6월 입주 예정이어서 입주까지 7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고는 하지만 인근 지역 시세가 전용 59㎡ 기준 10억원이 넘는다. 단기간에 10억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는 얘기다. 입주 전까지 대금을 2~3년에 걸쳐 나눠 내는 선분양에 비해 청약 이점이 크지 않다. ‘래미안 원펜타스’도 내년 6월 입주 예정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단지가 내년 초 분양될 것으로 보고 있어 6개월 내 주택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2025년 상반기 준공되는 ‘래미안 원페를라’와 ‘잠실래미안아이파크’ ‘신반포메이플자이’ 등도 준공 일정이 미뤄지지 않을 경우 대금을 마련할 기간이 짧아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