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스라엘을 침공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도자들에 대한 금융 제재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마스가 국제 금융망을 통해 운영 자금을 조달하는 경로를 전면 차단하려는 목적이다.

17일(현지시간)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이번주 하마스 추가 제재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제 금융망에서 하마스의 자금줄을 차단하려는 취지다. 재무부 관계자는 악시오스에 “이번 제재는 연달아 시행될 제재안 중 첫 번째”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 지도부는 미국에 자산을 갖고 있진 않다. 카타르 등 하마스를 지지하는 국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란의 지원을 받는 하마스는 글로벌 비정부기구(NGO)와 자선단체를 활용해 자금을 모았다.

브라이언 넬슨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담당 차관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자금세탁 방지 회의에서 “하마스의 자금 운용을 방해하는 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일이 아니며, 이는 수십 년 동안 재무부의 최우선 과제였다”고 강조했다. 미국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은 이미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각종 제재를 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2019년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기관과 지도부에 제재를 가했다. 2021년에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암호화폐 계좌를 공개하며 압류에 나섰고, 영국 정부도 같은 해 하마스 전체를 테러단체로 규정한 뒤 지지자를 처벌하는 법안을 시행했다.

미 재무부는 하마스의 금융활동을 파악하기 위해 광범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외국 정부를 비롯해 민간 전문가의 의견을 구할 방침이다. 직·간접적으로 하마스가 자산을 비축하는 데 일조한 이들을 모두 제재하려는 것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