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나면 '막말'하는 野 의원에…허탈한 기재부 공무원 [관가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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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숙 민주당 의원 "국가부도 위기" 지적
“경제에 대해서 그런 인식을 하고 있으니까 (부총리가) 국가를 이렇게 말아먹고 있는 거예요!”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부를 상대로 질타하고 지적해주시는 것은 좋지만 표현은 적정 수위로 할 수 없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경기 상저하고 여부와 세수펑크 및 연구개발(R&D) 예산안 등 기재부 관련 각종 현안을 놓고 야당 의원들은 추 부총리를 상대로 집중적인 질문을 던졌다. 각종 경제지표에 대한 해석을 놓고 야당 의원들과 추 부총리의 심도 있는 문답이 오갔다.
국감이 시작한 후 1시간 30분가량 지난 후 민주당 비례대표인 양 의원(사진)이 질의자로 등장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양 의원은 질의를 시작하자마자 추 부총리를 향해 “국가를 말아먹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지금까지 경제부총리께서 경제 전망 하신 게 맞는 게 없습니까.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가 부러워하던 튼튼했던 우리 경제가 윤석열 정권 1년 반도 안 돼서 총체적인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해 있는 거 알기나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양 의원은 불어나는 국가채무로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자 추 부총리는 경직된 표정으로 “조금 언짢으실 수 있지만 이 말씀은 하고 답변을 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저보고 경제를 말아먹었다고 이야기하셨다”며 “정부를 상대로 질타하고 지적해주시는 것은 좋지만 우리가 표현은 적정 수위로 할 수 없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국회의원이기도 하다. 같이 생각해보면서 지적을하고 문답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국가부도 위기’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추 부총리는 “좋은 화두를 던져주셨다. 위원님이 걱정하는 부분 때문에 건전재정 기조를 가져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부채가 커지면 부도를 맞는 것”이라며 “가계부채는 지난 5년간 500조원이 늘었고 지난 정부에서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추 부총리와 양 의원이 충돌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양 의원은 지난 5월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에서도 추 부총리를 향해 “입만 열면 세계 경제 탓만 하는데 이것은 국민 기만”이라며 “입벌구란 말 아시냐. 입만 열면 구라라는 것인데 비속어가 있다하니 ‘입열거’ 입만 열면 거짓말이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추 부총리는 “저도 의원 신분으로 국무위원을 하고 있지만 (국회의원이) 정부 비판을 하고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제가 거짓말 한 것 있으면 말씀해보십시오. (인식공격에) 국무위원은 아무 말도 못합니까”라고 항의했다.
양 의원의 잇단 인신공격성 발언에 기재부 공무원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양 의원의 이날 발언에 국감을 듣고 있던 일부 공무원들 사이에서 헛웃움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특히 양 의원의 인신공격성 발언에 팩트를 앞세운 다른 야당 의원들의 질의까지 묻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기재부 사무관은 “정말 오랜 기간 힘들게 국감을 준비해왔는데 부처 수장을 향한 의원들의 인신공격성 표현을 들으면 너무 속상하다”며 “의원은 어떤 말이든 마음껏 할 수 있는 갑이고, 공무원은 이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을 처지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정부를 상대로 질타하고 지적해주시는 것은 좋지만 표현은 적정 수위로 할 수 없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경기 상저하고 여부와 세수펑크 및 연구개발(R&D) 예산안 등 기재부 관련 각종 현안을 놓고 야당 의원들은 추 부총리를 상대로 집중적인 질문을 던졌다. 각종 경제지표에 대한 해석을 놓고 야당 의원들과 추 부총리의 심도 있는 문답이 오갔다.
국감이 시작한 후 1시간 30분가량 지난 후 민주당 비례대표인 양 의원(사진)이 질의자로 등장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양 의원은 질의를 시작하자마자 추 부총리를 향해 “국가를 말아먹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지금까지 경제부총리께서 경제 전망 하신 게 맞는 게 없습니까.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가 부러워하던 튼튼했던 우리 경제가 윤석열 정권 1년 반도 안 돼서 총체적인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해 있는 거 알기나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양 의원은 불어나는 국가채무로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자 추 부총리는 경직된 표정으로 “조금 언짢으실 수 있지만 이 말씀은 하고 답변을 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저보고 경제를 말아먹었다고 이야기하셨다”며 “정부를 상대로 질타하고 지적해주시는 것은 좋지만 우리가 표현은 적정 수위로 할 수 없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국회의원이기도 하다. 같이 생각해보면서 지적을하고 문답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국가부도 위기’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추 부총리는 “좋은 화두를 던져주셨다. 위원님이 걱정하는 부분 때문에 건전재정 기조를 가져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부채가 커지면 부도를 맞는 것”이라며 “가계부채는 지난 5년간 500조원이 늘었고 지난 정부에서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추 부총리와 양 의원이 충돌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양 의원은 지난 5월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에서도 추 부총리를 향해 “입만 열면 세계 경제 탓만 하는데 이것은 국민 기만”이라며 “입벌구란 말 아시냐. 입만 열면 구라라는 것인데 비속어가 있다하니 ‘입열거’ 입만 열면 거짓말이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추 부총리는 “저도 의원 신분으로 국무위원을 하고 있지만 (국회의원이) 정부 비판을 하고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제가 거짓말 한 것 있으면 말씀해보십시오. (인식공격에) 국무위원은 아무 말도 못합니까”라고 항의했다.
양 의원의 잇단 인신공격성 발언에 기재부 공무원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양 의원의 이날 발언에 국감을 듣고 있던 일부 공무원들 사이에서 헛웃움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특히 양 의원의 인신공격성 발언에 팩트를 앞세운 다른 야당 의원들의 질의까지 묻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기재부 사무관은 “정말 오랜 기간 힘들게 국감을 준비해왔는데 부처 수장을 향한 의원들의 인신공격성 표현을 들으면 너무 속상하다”며 “의원은 어떤 말이든 마음껏 할 수 있는 갑이고, 공무원은 이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을 처지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