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있는 한 부동산 공인 중개업소 전경. 사진=뉴스1
서울에 있는 한 부동산 공인 중개업소 전경. 사진=뉴스1
서울 집값 상승률이 주춤한 가운데 전셋값이 치솟고 있다. 금리가 다시 오르면서 매매에 대한 부담이 커지자 전세를 찾는 실수요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추석 연휴 이후 임대차 시장 분위기가 한산했지만 세입자 선호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는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모습이다.

1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6일 기준) 서울 전셋값은 0.18% 상승해 전주(0.11%)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22주 연속 오름세다.

서울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강서구다. 강서구는 가양동 등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0.31%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서구 가양동 '가양6단지' 전용 49㎡는 지난 17일 3억4000만원에 전세 세입자를 들였다.

이 단지에서 전월 맺어진 신규 전세 계약 가운데 가장 낮은 금액은 2억6250만원인데 불과 한 달 만에 7750만원 오른 것이다. 올해 맺어진 전세 최저가 2억3000만원보단 1억1000만원 상승했다.

은평구도 전셋값이 0.3% 뛰었는데 응암동과 녹번동 단지가 상승을 주도했다. 응암동에 있는 '백련산힐스테이트4차' 전용 84㎡는 지난 12일 5억4000만원에 신규 전세 계약을 맺었다. 지난달엔 4억원까지 세입자를 들였던 면적대다. 한 달 새 1억원이 넘게 전셋값이 뛰었다.

성동구는 옥수동과 성수동 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0.29% 올랐다. 옥수동 '극동그린' 전용 59㎡는 지난 4일 5억원에 새로운 세입자를 들였다. 지난달 맺어진 신규 계약 4억7000만원보다 3000만원이 올랐다. 올해 최저가 4억원(6월)보단 1억원 상승했다.
매매 및 전세가격지수 변동률 사진=한국부동산원
매매 및 전세가격지수 변동률 사진=한국부동산원
동대문구(0.28%)는 답십리동과 장안동을 중심으로, 양천구(0.26%)는 목동과 신정동 전셋값이 상승했다. 광진구(0.24%), 구로구(0.21%), 영등포구(0.2%), 송파구(0.19%) 등도 전셋값이 올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지면서 매매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전세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양호한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문의가 늘고 거래 희망 가격이 오르는 등 상승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서울 전셋값 상승 분위기는 경기, 인천 등으로도 퍼지고 있다. 경기는 0.33% 뛰었다. 전주(0.21%)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화성시 전셋값은 0.87% 급등했다. 영천동과 병점동이 상승을 주도했다. 인천은 0.15% 올라 전주(0.1%)보다 더 올랐다. 서구가 0.37% 올랐는데 청라동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뛰었다.

한편 서울 집값은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 주 서울 집값은 0.09% 올라 전주(0.07%)보단 상승 폭이 커졌다. 동대문구(0.19%), 성동구(0.16%), 용산구(0.15%), 강동구(0.15%) 등 지역의 집값이 상승했다. 0.14%까지 올랐던 상승률은 9월 이후 소폭 줄어 0.1% 내외에서 등락 중이다.

경기(0.13%), 인천(0.05%) 집값 역시 오르내림을 반복 중이다. 경기에선 과천(0.35%), 하남(0.35%), 화성(0.35%) 등이, 인천에선 서구(0.14%), 연수구(0.13%) 등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곳은 상승 중이지만 이외의 지역은 하락세가 커지는 등 양극화가 진행 중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