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앞두고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건설현장 방문
DS부문 경영진 간담회…반도체 全분야 경쟁력 제고방안 논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1주년(27일)을 앞둔 19일 삼성 반도체 사업이 태동한 기흥 캠퍼스를 찾아 반도체 사업 재도약을 위한 혁신의 전기를 마련할 것을 당부했다.
'삼성 반도체 태동지' 찾은 이재용 "재도약 혁신 전기 마련해야"
지난해 복권 후 첫 공식 행보로 기흥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데 이어 이번에 또다시 찾은 것은 위기에 빠진 반도체 산업을 직접 챙기고 '반도체 초격차'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이날 삼성전자 기흥·화성 캠퍼스를 찾아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반도체 전략을 점검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대내외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다시 한번 반도체 사업이 도약할 수 있는 혁신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하며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기술 리더십과 선행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에서 경영진 간담회를 열어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 현황을 보고받고 메모리·파운드리·팹리스시스템반도체 등 반도체 전 분야에 대한 경쟁력 제고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을 비롯해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DS부문 경영진이 참석했다.

해외 출장 중인 일부 경영진은 화상회의로 참석했으며, 첨단 공정 개발 현황, 기술력 확보 방안, 공급망 대책 등 주요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삼성전자는 전했다.
'삼성 반도체 태동지' 찾은 이재용 "재도약 혁신 전기 마련해야"
1983년 삼성 반도체가 처음 걸음마를 뗀 기흥 캠퍼스는 1992년 세계 최초 64M D램 개발, 1992년 D램 시장 1위 달성, 1993년 메모리 반도체 분야 1위 달성 등을 이뤄낸 '반도체 성공 신화'의 산실이다.

여기에 오는 2030년까지 약 20조원을 투입해 짓는 기흥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는 미래 반도체 기술을 선도하는 핵심 연구 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연구와 생산, 유통이 한 곳에서 이뤄지는 복합형 연구단지로, 첨단 기술 개발의 결과가 양산 제품에 빠르게 적용될 수 있는 고도의 인프라를 갖추게 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기공식에 참석해 "과감한 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당부한 바 있다.
'삼성 반도체 태동지' 찾은 이재용 "재도약 혁신 전기 마련해야"
이처럼 이 회장이 중요한 시점마다 직접 반도체 사업을 챙기는 것은 초격차 기술로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한국이 '반도체 강대국'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현재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 강화 등으로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며 전례 없는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매 분기 주력인 반도체 부문에서 수조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이 같은 위기 국면에도 이 회장은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한 선행 투자를 주도하고 반도체 기술 인재를 격려하는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삼성이 용인에 향후 20년간 300조원을 투입해 첨단 시스템반도체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이 회장은 지난 3월에는 반도체연구소 신입 박사 연구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반도체 연구소를 양적·질적인 측면에서 2배로 키워나갈 예정"이라며 R&D 역량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월에는 천안과 온양 캠퍼스를 찾아 첨단 패키지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 바 있다.
'삼성 반도체 태동지' 찾은 이재용 "재도약 혁신 전기 마련해야"
한편, 이 회장은 이날 반도체 전략을 점검한 뒤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 추모 음악회에 참석한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 반도체 산업을 일군 이 선대회장의 업적과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위기를 넘고자 했던 기업가 정신을 기리는 것은 물론 문화·예술 인프라 육성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고자 했던 의지를 계승해 나가는 모습"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