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발표한 지난 8월 ‘이동통신 가입 현황’ 통계를 놓고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2위 KT와 3위 LG유플러스의 격차가 바짝 좁혀져서다. LG유플러스가 승부수를 띄웠다는 반응도 있지만, 과기정통부 통계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진짜’ 휴대폰 가입 점유율은

LG유플러스 '이동통신 2위 혼전'은 착시?
19일 업계에 따르면 8월 기준 이동통신 점유율은 SK텔레콤 39%(3116만7048회선), KT 21.4%(1709만9384회선), LG유플러스 20.9%(1667만1996회선) 순이다. 이 통계만 보면 ‘만년 3위’ LG유플러스가 2위 KT를 0.5%포인트 차이로 바짝 위협하는 모양새다.

이 통계는 휴대폰뿐 아니라 태블릿PC, 웨어러블 등 단말장치 회선에 사물 지능통신까지 아우른다. 사물 지능통신은 시설물을 감시하거나 검침하는 원격관제, 무선 결제(카드 결제), 차량 관제 회선까지 포함한다. ‘이동통신=휴대폰’이라는 공식으로 점유율을 이해하긴 어렵다는 뜻이다.

휴대폰 가입 회선(일반 소비자)만 놓고 보면 SK텔레콤이 41.2%(2312만3256회선)로 굳건한 1위이고 KT 24.2%(1360만2118회선), LG유플러스 19.6%(1102만4107회선) 순이다. 1년 전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다. 알뜰폰을 제외하면 통신 3사가 ‘5 대 3 대 2’ 점유율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오히려 통신 3사 가입 회선 수가 소폭 줄고, 알뜰폰 가입 회선이 늘어난 게 도드라지는 변화다. 알뜰폰 점유율은 1년 새 12.5%에서 14.9%로 늘었다.

○월 660원 IoT 회선까지 합산

LG유플러스가 1년 새 늘린 가입 회선은 휴대폰이 아니라 사물 지능통신이다. 특히 ‘원격관제’에 해당하는 사물 지능통신 가입 회선을 1년 사이 105만4605회선 늘렸다. 대부분 저가형 ‘검침용 사물인터넷(IoT)’으로, 회선당 월 660원(부가세 포함) 이하로 알려졌다. 통상 휴대폰 가입 회선은 하나당 평균 매출이 2만8000~3만4000원인 것과 차이가 있다.

KT 내부에선 행여나 사물 지능통신 때문에 순위가 밀려나는 상황이 발생해도 대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수익성 확보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서다. LG유플러스에서도 단기간에 순위를 뒤집기는 힘들다는 반응이 나온다.

관련 업계는 ‘이동통신 가입 회선’이라는 통계로 묶어 합산하는 관행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휴대폰과 사물 지능통신은 단말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휴대폰이나 태블릿PC, 웨어러블은 3세대(3G)~5세대(5G) 단말로 분류돼 ‘W-CDMA’ 통신 약관을 따른다. 사물 지능통신은 ‘NB-IoT(협대역 사물인터넷)’ 약관을 적용한다. 현행 통계 산출 기준은 2019년 확정돼 현재까지 적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기정통부가 사물 지능통신 서비스 약관을 승인한 2017년만 해도 관련 회선 비중이 높지 않았다”며 “당시엔 이동통신 가입 통계에 포함돼도 점유율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지만 이젠 따로 분류하지 않으면 통계가 왜곡될 정도로 덩치가 커졌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