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연 5% 턱밑까지 상승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로 국채가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는 데다 실물경기가 견조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2007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연 4.9%를 돌파한 뒤 19일 오전 1시 연 4.968%까지 올랐다. 미 국채 금리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늘면서 지난주 소폭 떨어지는 듯했으나 9월 미국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면서 다시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현재 수준의 금리를 더 오랜 기간 유지할 가능성이 커져서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도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재정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국채 발행량을 늘리고 있는 데다 일본과 중국 등도 환율 방어를 위해 미 국채 보유 규모를 줄이면서 수급 불균형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국채 금리 급등으로 국내 채권 금리도 상승했다. 19일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75%포인트 오른 연 4.362%에 마감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39%포인트 상승한 연 4.070%로 장을 마쳤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연 3.50%)으로 동결했다. 지난 2, 4, 5, 7, 8월에 이어 6회 연속 동결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 둔화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느리다”며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미국 국채 금리 급등 여파로 18일 다우지수는 0.98%, 나스닥지수는 1.62% 떨어졌다. 19일 아시아 증시도 동반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1.9% 하락한 2415.8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지수는 3.07% 급락한 784.04로 마감하며 7거래일 만에 800선이 다시 무너졌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91%,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74% 내렸다.

뉴욕=박신영 특파원/강진규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