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업황 회복보다 먼저 오른 SK하이닉스 주가, 랠리 계속될까…"전문가 5명 중 3, 상승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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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5명 중 3명, SK하이닉스 '상승랠리' 전망
반도체업황 회복 전망에 HBM 매력 부각

업황 회복보다 주가가 먼저 움직인 것은 부담
일각에선 주가 조정 가능성 의견도…"여전히 부진한 업황"
[마켓PRO] 업황 회복보다 먼저 오른 SK하이닉스 주가, 랠리 계속될까…"전문가 5명 중 3, 상승 전망"
SK하이닉스의 주가 전망에 이목이 쏠린다. 올해 수조원 적자를 냈음에도 주가는 70% 가까이 급등하면서다. 최근에는 1년8개월 만에 주당 13만원선을 뚫으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챗GPT 등 초거대 생성형 인공지능(AI) 부상에 따라 SK하이닉스의 투자 매력도 높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에서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경 마켓PRO는 20일 SK하이닉스와 관련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 5명에게 향후 주가 상승랠리가 더 이어질지 물어봤다. 이에 금투 전문가 3명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반도체업황 회복과 함께 HBM 시장에서 두각을 보일 것이란 이유에서다. 나머지 2명은 업황 회복보다 주가가 빠르게 반등한 만큼 상당 기간 조정이 있을 것으로 봤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대 AI 반도체 제조업체인 엔비디아를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는 등 HBM 시장에서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HBM은 AI,그래픽 처리 장치(GPU), 슈퍼컴퓨터 등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반도체다.

생성형 AI 열풍에 HBM 수요가 늘면서 올해 2분기 SK하이닉스의 글로벌 D램 시장점유율이 30%를 넘어섰다. 시장점유율 1위 삼성전자와의 점유율 격차는 10년 내 가장 근소한 수준으로 줄었다. 또 AI가 D램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전망되면서 HBM 세계 점유율 1위 SK하이닉스의 매력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 3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8조466억, 영업손실 1조642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분기(영업손실 2조8821억원)와 비교해 1조원 이상 적자를 줄였을 것으로 파악된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연합뉴스
이번 마켓이슈 POLL에 참여한 금투 전문가 대부분은 SK하이닉스 주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반등할 조짐을 보이는 데다 AI 붐과 함께 HBM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배경에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에 필요한 HBM 시장 선점과 경쟁력 제고로 업계 차별화된 실적 성과를 냈다"면서 "실제로 지난 2분기 경쟁사들의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하락했지만, SK하이닉스의 D램 평균판매단가(ASP)는 HBM 효과로 전 분기 대비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속도와 폭이 경쟁사 대비 우월하다고 봤다.

내년 장밋빛 전망이 예상됨에 따라 SK하이닉스 주가는 계속 우상향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4분기 D램과 낸드 가격이 2년 만에 동시 상승이 예상돼 실적 추정치 상향될 것으로 본다"면서 "HBM 시장은 2027년까지 연평균 80% 넘게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데, SK하이닉스는 내년 영업익 흑자 전환과 동시에 7조원가량의 이익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말했다.

반면 SK하이닉스 주가가 향후 조정을 겪은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아직 반도체 업황의 회복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단 이유에서다.

한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AI 반도체를 제외한 전통적인 메모리 분야는 여전히 회복이 더딘데, 전통 서버와 스마트폰, PC의 수요 기대치가 더 낮아짐에 따라 회복 속도는 시장 기대보다 느릴 것"이라며 "업황과 다르게 주가가 급등한 만큼 일정 기간 조정이나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펀드매니저는 현재 SK하이닉스 중심의 HBM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최근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HBM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펀드매니저는 "향후 경쟁사들의 차세대 HBM 개발이나 관련 실적이 발표될 때 SK하이닉스 수급(투자자 이탈)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주가도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