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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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CVC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증권거래소에 상장된다. '유럽 자산운용사의 유럽 증시 기업공개(IPO)'가 침체된 유럽 자본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CVC가 이르면 다음주 펀드 운용 수수료와 성과보수(사모펀드 운용사가 수익성 있는 투자를 종료할 때 얻는 추가 수익)를 받게 될 기업체의 주식을 약 10% 공개 매각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운용자산이 총 1610억유로에 달한다.

CVC의 기업가치는 2년 전 비공개 거래에서 마지막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미국 블루아울캐피털이 2021년 CVC 지분을 일부 인수할 때 전체 기업가치를 150억유로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CVC가 주식을 공모하게 되면 싱가포르 국부펀드(GIC), 쿠웨이트투자청 등 기존의 CVC 주주들은 일부 투자 회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블루아울캐피털은 CVC 지분을 계속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CVC는 지난 7월 260억유로짜리 신규 바이아웃(기업 경영권 인수) 펀드를 조성하는 데 성공하는 등 업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블랙스톤 KKR 등 미국 사모펀드 운용사의 전철을 따라 최근 몇년 새 사모신용펀드(PCF) 등 여러 자산군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데 힘썼다. FT는 "10년 이상 지속된 바이아웃 거래 호황이 작년부터 시작된 긴축(금리 인상)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종식된 가운데 CVC의 상장 계획은 그 자체로 상징성을 가진다"고 전했다.

최근 전 세계 주식 공모 시장은 계획 철회, 상장 직후 급락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프랑스 소프트웨어 기업 플래니스웨어, 독일 군수계약업체 렌크, CVC가 소유한 DKV모빌리티 등이 상장 절차를 보류했다. 공모 주식에 대한 투자자 수요가 급랭하면서다. 최근 뉴욕증시에 상장한 독일 신발기업 버켄스탁은 IPO 직후 주가가 10%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