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찬 원장 "중기 관절염 환자, 수술보다 골수 줄기세포 주사치료 효과적"
“말기 퇴행성 관절염은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게 최선입니다. 중기 이하 단계의 관절염 환자는 그동안 소염제와 스테로이드 외에는 이렇다할 치료법이 없었죠. 골수 줄기세포 주사치료가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사진)은 최근 기자를 만나 “골수 줄기세포 주사치료가 중기 관절염의 진행을 최대한 늦춰 환자에 따라 인공관절수술을 하지 않도록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는 골반 위쪽의 장골능에서 혈액을 뽑아 특수키트를 이용해 원심분리기로 분리한 뒤, 농축된 골수줄기세포를 무릎 관절강에 주사하는 치료법이다. 최근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 평가위원회는 ‘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내 주사’가 중기 무릎관절염의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 기능을 개선하는 데 안전하고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법의 유효성을 인정한 것이다. 그동안 관절염 환자들이 받을 수 있는 치료는 소염제와 스테로이드 주사 외엔 인공관절수술 밖에 없었다. 수술을 피하고 싶은 중기 관절염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생긴 것이다.

이런 치료법은 2012년에도 신의료기술 명단에 올랐다. 다만 당시엔 외상 등으로 연골이 결손된 만 15~50세 환자만 대상이 됐다. 이번에는 주사 치료가 신의료기술 평가를 통과하면서 치료대상, 적응증, 치료방법 등이 모두 확대됐다. 모든 연령대의 무릎 관절염 2~3기(중기) 환자에게 효과 있는 것으로 인정받았다.

골수에 포함된 줄기세포와 성장인자 등은 관절염 통증을 줄이고 관절기능을 개선해준다. 연골재생의 효과도 있어 관절염 진행을 늦춰줄 수 있다. 국제학술지 헬리온(Heliyon)에 발표된 ‘3~4기 무릎 골관절염 환자에 대한 골수 흡인 농축물 (BMAC) 주사의 효과’ 논문에 따르면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통증은 54% 줄었고, 무릎 기능은 61% 개선됐다. 또 다른 학술지(정형외과 수술 및 연구 학회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2~3기의 중기 관절염 환자에게 주사 치료를 12개월했더니 연골 두께가 두꺼워지는 등 10~11% 정도 연골이 재생됐다.

기존에 시행되는 무릎관절염 줄기세포 치료법은 마취 후 약간의 절개를 통해 제대혈(타가) 줄기세포 치료제를 도포하는 방식이다. 절개 수술 후 3~6주 정도는 조심해야 하는 데다 비용부담도 큰 편이다.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는 마취나 절개 없이 주사로 시술하기 때문에 치료 후 바로 일상생활할 수 있다. 비용은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의 3분의 1 수준이다. 골반에서 골수를 60㏄ 정도 뽑은 뒤 원심분리기로 돌리면 혈장, 줄기세포, 적혈구 등으로 층이 나뉜다. 이후 다량의 줄기세포를 포함한 고농축된 골수 농축물을 3㏄ 추출해 시술한다.

이 대표원장은 “환자로부터 채취한 골수혈액을 원심분리기로 분리한 뒤 사람 손이 아닌 특허받은 분리기로 다량의 줄기세포와 성장인자가 포함된 골수 농축물을 추출해 주입한다”며 “더 높은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손으로 추출하면 사람에 따라 줄기세포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는 “줄기세포를 추출한 후 액티베이터(Activator)라는 특허받은 특수 활성화 기구를 통해 줄기세포 및 성장인자들의 움직임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활성도가 높아질수록 줄기세포의 조직재생능력도 높아지게 된다”고 했다.

이 병원에서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를 받은 환자 31명을 대상으로 시술 후 평균 3.6주가 지난 뒤 결과를 평가했더니 통증평가척도(VAS)는 55% 줄었다. 환자들의 증상 평가점수(KOOS)는 15% 증가했다. 무릎 관절 관련 증상, 통증, 일상생활, 운동 및 놀이 기능, 삶의 질 등을 환자 스스로 평가한 수치로, 숫자가 높을수록 환자가 느끼는 관절 상태가 좋다는 의미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무릎 부종이 개선됐다는 환자가 가장 많았다. 무릎 소리(갈리는 느낌), 저녁 휴식 시 느끼는 경직성, 아침에 일어나 느끼는 경직성 등의 순으로 증상이 개선됐다.

이외에도 환자들은 움직일 때 잠김 현상이 개선되고 무릎을 최대치로 굽히거나 최대한 펴는 정도도 나아졌다고 답했다. 이 대표원장은 “줄기세포의 기능으로 볼 때 중기 관절염 환자에겐 연골기능이 좋아지고, 항염증 효과로 통증을 완화시키는 두가지 효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연골에 염증이 생겨 상하게 되는 관절염의 흐름을 고려하면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는 것은 효과적인 치료법”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