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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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원유 제재 완화 상쇄
이스라엘 “가자지구 안에서 볼 것”


중동 분쟁 우려가 19일(현지시간)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렸다. 이날 베네수엘라 원유 제재 완화 효과로 국제유가가 장중 하락했지만, 이스라엘은 지상전이 임박했음을 또 시사했고 이라크 미군 기지가 습격받으면서 다시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SE)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11월 인도분은 1.05달러(1.2%) 상승해 배럴당 89.3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이후 최고가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2월 인도분은 전장 대비 88센트(1%) 오른 배럴당 92.38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는 지난달 28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출처=오일프라이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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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장중 유가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 제재가 완화됐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당이 내년 공정한 선거를 보장하기로 합의하면서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에너지 분야 거래를 허가하는 6개월 기한 라이선스를 발급한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일부 외국 기업들이 베네수엘라 유전으로 돌아오면서 점진적으로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봤다. 블룸버그는 “애널리스트 전망에 따르면 미국의 제재 완화로 베네수엘라가 하루 2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중동의 불안한 정서가 유가를 다시 끌어올렸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가자지구 국경에 집결한 자국군에 “팔레스타인인들의 포위망이 곧 내부에서 보일 것”이라고 말해 지상전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집트 및 이스라엘과 협의해 이집트의 구호 트럭들을 가자지구에 보내기로 했지만, 구호 트럭들은 여전히 가자지구의 경계를 넘지 못하고 있다.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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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이라크 미군 기지에 대한 드론 공격으로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도 중동의 불안을 키웠다. 19일 미군은 예멘 후티 반군이 발사한 지상 공격 순항 미사일과 드론들을 요격했다고도 밝혔다. 공격 대상이 이스라엘로 의심됐다는 설명이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상대로 석유 금수 조치를 단행하자고 아랍권 국가들에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씨티그룹은 “카자흐스탄과 아제르바이잔 등 이스라엘의 주요 원유 공급 국가들은 이란의 요청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수석 시장 분석가는 “베네수엘라 원유 공급은 긴축적인 원유 시장에서 ‘반창고 수준’의 해결책일 뿐”이라며 “유가 완화 효과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동 전쟁 위험으로 서방 국가들이 원유 공급 차질을 막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