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혼하이 테크놀로지 데이 행사에 엔비디아 HGX AI 슈퍼컴퓨터가 전시돼있다. EPA
지난 18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혼하이 테크놀로지 데이 행사에 엔비디아 HGX AI 슈퍼컴퓨터가 전시돼있다. EPA
올해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기며 미국 기술주 랠리를 이끈 엔비디아의 성장세가 내년부터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 정책이 엔비디아 매출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면서다.

CNBC는 "미국 정부가 대중국 AI(인공지능)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하면서 올해 AI의 대명사였던 엔비디아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7일 반도체 수출통제 대상을 기존 최첨단 AI반도체에서 저사양 AI반도체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미국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자사 A100, A800, H100, H800 제품 등을 수출 통제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 측은 회사 제품에 대한 전세계적인 수요를 고려할 때 재무 실적에 단기적으로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제품 개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애널리스트와 전문 투자자들은 당장 내년부터 엔비디아 수익과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벡 아리아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가 약세 시나리오를 따를 경우 매출은 5~10%, 주당순이익(EPS)은 8~10%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리니 파주리 레이몬드제임스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큰 시장이며 미국 기업에게는 분명 잃어버린 기회"라며 내년 엔비디아 수익이 10%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토시야 하리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대중국 수출통제는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매출 약 3분의1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국 인접국에 반도체를 수출할 때 정부 허가를 얻어야하는 것도 엔비디아로서는 부담이다.

월가 투자은행들은 엔비디아 목표 주가를 잇따라 낮추고 있다. 시티은행은 엔비디아 목표 주가를 630달러에서 575달러로, 모건스탠리는 630달러에서 60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수출통제 발표 전 461.5달러에서 이날 421달러로 8.77% 하락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